"한국, 국가브랜드 강화해야 세계 시장서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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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가브랜드 강화해야 세계 시장서 선전"
  • 정상진 기자
  • 승인 2015.09.2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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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정상진 기자]    한국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려면 기업과 정부가 함께 나서 한국의 국가브랜드를 세계인의 머릿속에 각인시켜야 한다고 랄프 비그먼 iF(International Forum Design)협회 회장이 강조했다.  비그먼 회장은 21일 강남구 역삼동 바디프랜드타워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디자인 프라이즈 2016 by iF' 행사 직후 한국 언론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1953년 제정된 iF는 레드닷(Red Dot)·IDEA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상(賞)으로 꼽힌다. 매년 iF 심사를 받기 위해 50여개국 디자이너들이 5천여점의 작품을 내놓는다.

 
1995년부터 iF협회를 맡아 온 비그먼 회장은 최근의 인구와 환경 변화 등이 디자인 부문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어떤 색깔을 제품이나 공간에 적용하느냐 하는 것보다 각국이 겪는 여러 변화가 디자인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비그먼 회장은 "문화생활과 의료혜택 등을 위해 소비자들이 도시로 몰리고 있어 도시계획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인구 구조적 관점에서 봤을 때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헬스케어 분야나, 한정된 자원 때문에 지속 가능하다고 볼 수 없는 에너지 분야 문제도 디자인의 화두"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런 변화가 디자인과 관련이 있는 이유에 대해 "디자인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윤택하게 살 수 있는가 하는 것처럼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기(design is about problem-solving)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년간 매년 3∼4차례 한국을 찾았다는 그는 한국이 짧은 시간에 혁신을 이뤄내는 뛰어난 산업디자인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비그먼 회장은 "한국 디자인 분야의 전반적인 수준은 (세계 각국과 비교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특히 한국은 디자인적 측면에서 문제 해결점을 굉장히 빨리 찾는다"고 말했다.

"어떤 회의를 들어가도 안 된다(no)는 대답이 나오지 않고 최악의 경우라도 '시간을 달라'고 하는데, 실제로 시간을 두고 다시 확인해보면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70∼80% 정도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한국에 대한 그의 평가다.  문제는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이런 역량이 있음에도 아직 세계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확고하게 자리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동차 부문에서 '독일'이라는 나라가 주는 견고한 이미지처럼 한국이라는 국가브랜드가 주는 신뢰나 특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유럽 소비자들에게서 삼성이 어느 나라 브랜드냐는 질문이 나온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비그먼 회장은 "한국 디자인의 DNA는 경쟁심이 강하고 해결 중심적(solution-oriented)인 특성이 있다"며 "하지만 이런 부분이 대외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 브랜드는 정체성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관이 함께 국가브랜드를 세계적인 반열에 올릴 필요가 있는데 특히 이 과정에서 국가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는 국제적으로 위상이 높은 수출 기업이 많으므로 기업들도 국가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다"며 "여기에 회사가 아닌 국가의 이미지를 홍보할 수 있는 정부 주도의 프로그램도 있어야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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