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위해 스웨덴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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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위해 스웨덴 방문
  • 한민철 기자
  • 승인 2016.10.3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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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민철 기자] 기독교 종파 간 화합에 적극 나서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스웨덴을 방문한다.

교황의 이번 방문은 스웨덴이 역사적으로 가톨릭에 반기를 들고 갈등을 빚은 루터교의 중심지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자유분방하고 세속적인 성향이 강한 나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스웨덴은 500년 전 로마 가톨릭 교회의 부패를 조목조목 비판하며 종교개혁의 도화선이 된 독일 목사 마르틴 루터가 창시한 루터교가 대세인 곳이다. 1947년에는 스웨덴 남서부 도시 룬드에서 세계루터교연맹(LWF)이 창시되기도 했다.

또 1960년부터 여성 목회자를 인정해온 스웨덴에서는 현재 루터 교단의 최고 수장을 여성이 맡는 것을 비롯해 게이나 레즈비언 성직자도 여럿 존재해 아직 여성 사제나 동성애 사제를 인정하지 않는 가톨릭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더욱이 최근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 국민의 10명 중 8명은 종교가 없거나 무신론자라고 생각하는 등 그나마 루터교도 급속히 쇠퇴하고 세속주의가 급속히 확산하는 추세다.

▲ 사진=마틴 루터 동상 앞을 지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연합뉴스 제공)

교황은 스웨덴 방문 첫날인 31일에는 룬드에서 열리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예배에 세계루터교연맹(LWF)을 비롯한 다른 개신교 교회 지도자들과 함께 참석한다. 이 예배는 마르틴 루터가 1517년 독일 비텐베르크의 만인성자교회에서 로마 가톨릭 교회의 부패를 고발하는 95개 조 반박문을 발표함으로써 신교의 탄생을 선포한 지 꼭 500년이 되는 해를 1년 앞두고 마련된 것이다.

루터가 도화선을 당긴 신교는 이후 스웨덴, 덴마크, 프랑스 등 유럽 곳곳으로 들불처럼 확산하며 종교뿐 아니라 세계사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세계루터교연맹은 룬드에서 열리는 기념 예배를 시작으로 1년 동안 독일 등 신교의 주축 국가에서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루터종교화합연구소의 테오도르 디에터 연구원은 "신교의 산파인 루터가 교황을 적그리스도라고 비난하고, 로마 가톨릭을 신랄하게 비판한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종교개혁 500년을 기념해 룬드에 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둘째 날에는 스웨덴 가톨릭 공동체의 요청으로 말뫼의 축구경기장에서 가톨릭 미사를 봉헌한다. 미사 입장권은 판매를 시작한 지 불과 1시간 만에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이탈리아 안사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여정과 관련해 "형제자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것"이라며 스웨덴 방문이 종교 간 대화와 화합을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교황은 "우리는 타인과 만나기 위해 우리 자신을 뛰어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기독교도들은 분열로 인해 병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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