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서 '핵무기 금지조약 협상 개시안'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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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회서 '핵무기 금지조약 협상 개시안' 통과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6.10.2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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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민수 기자] 27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위원회에서 핵 비보유국들이 공동 발의한 '핵무기 금지조약 협상 개시안'이 통과했다.

미국 등 핵보유국은 협상 개시안에 반대표를 던졌고 북한 핵 위협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도 반대에 동참했다.

AFP통신과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 제1위원회(군축 분야)에서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이 핵무기 사용금지 조약의 협상을 개시하자며 공동으로 발의한 결의안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통과됐다.

결의안이 유엔 총회에서 최종 채택되면 내년 3월 새로운 핵무기 금지 조약을 마련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비정부기구(NGO)인 '핵무기 폐기 국제운동'(ICAN)의 베아트리체 핀 상임이사는 국제사회가 오랫동안 핵무기 없는 세상을 꿈꿨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조약이 하룻밤 사이 핵무기를 제거하지는 못하더라도 핵무기 감소에 있어 강력하고도 새로운 국제법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의안은 11월 말이나 12월 초 유엔 총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 결의안이 구속력이 없는 탓에 유엔 총회에서 채택되더라도 핵무기 보유국들의 외면 속에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이번 표결에선 123개 회원국이 찬성했지만 38개국은 반대에 표를 던졌다. 16개국은 기권했다.

▲ 사진=유엔 총회 회의.(연합뉴스 제공)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핵보유국들은 결의안에 반대했다. 중국은 기권 의견을 냈다.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인도와 파키스탄도 기권했다.

AFP통신은 "일본은 핵무기 사용에 오랫동안 반대했지만 반대 쪽에 섰다"며 "북핵 위협에 직면한 한국도 결의안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반대표를 던진 나라들은 기존 핵확산금지조약(NPT) 아래 협상을 통해 핵무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앞서 일본 아사히신문은 미국이 새로운 핵무기 금지 조약은 나토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억지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 결의안 반대를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일본이 발의한 '핵무기 폐기 요구 결의안'도 이날 유엔 제1위원회를 통과했다.

일본은 1994년 이후 23년 연속 유엔 총회에 핵무기 폐기 결의안을 제출해왔다.

결의안은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NPT를 중심으로 하는 핵군축·비확산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규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를 이행할 것을 각국에 촉구한다.

이번 결의안은 미국을 포함해 167개국의 지지를 얻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시리아 등 4개국은 반대했고 17개 회원국은 기권했다.

중국은 세계 2차대전의 가해자 일본이 원자폭탄 희생자들을 내세워 전쟁의 피해자라고 주장한다며 2년 연속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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