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땅' 미얀마 활짝 열리나…韓中日 투자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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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땅' 미얀마 활짝 열리나…韓中日 투자경쟁 치열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5.11.11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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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피터조 기자]    9일 밤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미얀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양곤 당사 밖에서 수치 지지자들이 대형 국기를 흔들며 총선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 전체 의석의 약 3분의 1이 개표된 이날 NLD가 미얀마 전체 14개 주 가운데 4개 주의 상·하원 의석 164석 중 154석(93.9%)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25년 만에 치러진 미얀마의 첫 자유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9일 밤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미얀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양곤 당사 밖에서 수치 지지자들이 대형 국기를 흔들며 총선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 전체 의석의 약 3분의 1이 개표된 이날 NLD가 미얀마 전체 14개 주 가운데 4개 주의 상·하원 의석 164석 중 154석(93.9%)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아시아 '최후의 개척지'를 차지하기 위한 한중일간 쟁탈전이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이 미얀마를 '기회의 땅'으로 삼으려면 정부와 민간기업이 호흡을 맞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인 투자와 인프라 조성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미얀마, 황금의 땅

미얀마가 아시아의 마지막 황금의 땅으로 불리는 이유는 최후의 개척지이기 때문이다. 미얀마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옛 사회주의 국가들 가운데 경제개방이 가장 늦다. 미얀마는 2011년 개방경제로 이행한 이후 4년째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미얀마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경제개방 첫해였던 2011년 5.9%에서 2012년 7.3%로 뛴 이후 2013년 8.5%, 2014년 8.5% 등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자유총선 결과가 수용돼 미얀마의 집권당이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으로 순조롭게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면, 미얀마의 경제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신원 순천대 교수 겸 한-미얀마연구회 회장은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가 집권당이 된다면, 미얀마는 서방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본격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경제 개혁과 개방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은 시장을 통해 자본을 얼마든지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과거 한국보다는 훨씬 더 유리한 위치에서 고속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는 지정학적 위치가 좋다는 점도 강점이다. 아시아 양대 신흥국인 중국과 인도의 접점에 위치한 미얀마는 양국 진출시 교두보가 될 수 있다. 미얀마는 인구가 5천574만명에 달하는 인구 대국이어서 내수시장도 크다. 미얀마의 1인당 명목 GDP는 경제가 개방되던 2011년 1천달러를 넘어 최빈국에서 벗어났으며, 작년에 1천228달러로 뛰었다. 2021년에는 1인당 GDP가 2천달러를 넘어 베트남과 같은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의 70%가 농업에 종사하는 미얀마는 연간 쌀 100만t 가량을 수출하고 있다. 앞으로 생산력을 높여 수출량을 늘리면 태국이나 베트남과 함께 대표적 쌀 수출국가가 된다.  미얀마의 인건비는 인근 베트남 등에 비해 절반 수준이어서 섬유·봉제·신발 제조기지로 부상할 수 있다. 보석이나 구리 등 금속자원과 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점도 강점이다.

◇ 한·중·일 '황금의 땅' 쟁탈전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개국은 최후의 개척지 미얀마에서 이미 격돌하고 있다. 경제개방 이후 가장 발 빠르게 나선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2011년 이후 현지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돈 보따리를 풀고 있다. 일본은 과거 미얀마에 제공한 차관 가운데 5천억엔을 탕감하고 900억엔이 넘는 무상원조와 신규차관 등을 제공했다.

김용태 한국무역협회 전략시장연구실장은 "발전시설, 전력망, 농기계 등 전방위에서 일본 기업의 미얀마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 출장을 다녀온 그는 이 나라 시내에는 도요타, 닛산 등 일본 차량 일색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 기업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안전상의 문제로 오른쪽에 핸들이 있는 화물과 버스의 운행이 금지됐기 때문에 현대차 포터, 기아차 봉고 등 1t 트럭과 한국산 중고 버스 등이 자주 눈에 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대형 쇼핑몰에는 미샤, 더페이스샵 등 한국산 화장품이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외식기업 최초로 미얀마에 들어간 롯데리아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BBQ, 불고기브라더스 등도 지점을 냈다. 한국의 봉제공장이 특히 많이 진출해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권 팀장은 "미얀마에 봉제업체 347개가 있는데, 한국 업체가 80개로 제일 많고 중국 50여개, 일본 10여개 등이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이 가스전 개발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 대표적 성공 사례다.  한편,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지난 6월 아웅산 수치 여사를 처음으로 초청하는 등 미얀마와의 관계 강화에 힘쓰고 있다.

◇ 한국, '황금의 땅'에서 선전하려면

미얀마는 한국에 상당히 우호적이다. 최빈국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로 본보기로 삼을 만한 나라로 생각하고 '한국 따라하기'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한국 드라마가 외국 방송 프로그램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한류 전문 채널까지 만들어지는 등 한류가 인기몰이하는 것도 한국의 미얀마 진출에 좋은 여건이다.

2014회계연도에는 한국이 일본보다 투자액이 많았는데 올 들어 역전된 것이다. 수출입은행 통계에 따르면 한국 기업 195개의 미얀마 누적 투자액은 23억5천만달러다. 무역협회 김 실장은 "한국 기업이 미얀마 투자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것은 아직 투자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5년 비즈니스 환경 순위에서 미얀마는 189개국 가운데 177위에 그쳤고 세계경제포럼의 올해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도 140개국 가운데 131위다.

김 실장은 그러나 "중국, 인도, 태국, 라오스, 방글라데시 등 5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반경 2천㎞ 이내에 20억명이 사는 소비시장의 매력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한국업체들이 인프라개발에 따라 건설업종에도 진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권 팀장은 "미얀마는 저임금이 강점이지만, 법적, 제도적 환경에 문제가 많아 상당한 정비가 필요하다"면서 "인프라도 안돼 있고, 전력도 부족한 부분이 있는 만큼, 이미 진출해 있는 봉제기업을 비롯한 중소기업의 미얀마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전용공단 건설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정부도 미얀마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 인프라 건설과 새마을운동 등 지역개발사업을 활성화해 민간기업 진출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2013년에 미얀마와 새마을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이 나라에 6년간 2천200만달러를 지원키로 하는 등 새마을운동을 본격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정부는 미얀마 양곤 동파운지와 따낫핀 마을에서 새마을운동 사업을 벌이고 있다.

경제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과 미얀마 정부는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미얀마 개발연구원'을 설립하는 사업에 4년간 2천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순천대 강 교수는 "한국과 미얀마는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빨리 이익을 얻으려 하기보다는 장기적인 투자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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