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외교시장은? ] 美 스탠리 텀블러 열풍,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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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외교시장은? ] 美 스탠리 텀블러 열풍, 왜?
  • 이명옥 기자
  • 승인 2024.02.16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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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9억 뷰, 한정판 핑크 텀블러 구매 대란에 오픈런까지
바이럴 마케팅 통해 FOMO, 디토 소비 타깃층 완벽 겨냥

미국에서  ‘스탠리(Stanley 스텐레스재질로 만든) 텀블러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Tiktok)에서 스탠리텀블러 해시태그가 누적 조회수 9억 뷰를 넘어섰고 SNS와 언론 보도에 힘입어 미국 Z세대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해 스탠리와 스타벅스가 콜라보로 출시한 핑크색 텀블러는 구매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타겟(Target) 등 대형 마트 앞에서 오픈런을 하기 위한 줄이 밤새 이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품절이 되자 온라인상에서 4배 인상된 고가에 거래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스탠리 텀블러 절도범까지 등장했다. 지난 17일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로즈빌의 한 상점에서 2500달러 상당의 스탠리 텀블러를 훔쳐 도주하던 23세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고 검거 당시 여성의 차에서는 65개의 스탠리 텀블러가 발견됐다.

 스탠리 텀블러가 뭐길래

16일 KOTRA 황주영미국 디트로이트무역관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로 설립 111년째를 맞이하는 역사 깊은 브랜드 스탠리(Stanley)는 원래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군수품으로 납품되는 보온병을 제조하는 회사였다.

1913년 전기와 단열 관련 전문가였던 윌리엄 스탠리 주니어(William Stanley Jr.)가 기존 보온병들이 유리를 사용했던 것을 개선, 세계 최초의 진공 금속 보온병을 발명했고 1915년 대량생산체제를 갖춘 뒤 미군에 납품하며, 이 보온병이 미군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성장하던 스탠리는 세 워킹맘이 창업한 제품 리뷰 전문 블로그 ‘The Buy Guide’를 통해 여성들 사이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는 여러 여성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기존의 클래식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파스텔톤 컬러의 제품들을 출시하며 SNS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완판 신화를 달성했다.

남성 아웃도어 브랜드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던 스탠리는 변화와 혁신, SNS 마케팅, Z세대 소비문화를 잘 활용해 미국 Z세대의 필수 아이템으로 거듭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월 19일 자 기사를 통해 스탠리 텀블러를 색깔별, 종류별로 수집하고 있는 고등학생 Amelia Awad의 사연을 공개하며 "Amelia의 부모는 딸의 수집 때문에 스탠리 텀블러에 3000달러가 넘는 비용을 소비했으며 온라인상의 '보여주기 문화'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케팅 전문가들은 “스탠리 텀블러에 관한 부정적 기사조차 제품 홍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탠리 텀블러 인기 요인은?

평범한 외형의 고무 슬리퍼 브랜드 크록스(CROCS)를 다양한 컬러와 액세서리, 인기 브랜드로 탈바꿈시킨 장본인인 테런스레일리(Terence Reilly) 전 크록스 CMO가 대표이사로 새로 취임한 2020년부터 스탠리의 항로는 바뀌기 시작했다.  

- 지난해 11월 화재로 불에 탄 차량에 유일하게 원래 모습 그대로 남은 스탠리텀블러는 당시 안에 들었던 얼음까지 유지된 영상이 SNS를 통해 전파되며 ‘전소된 차량에서 살아남은 텀블러’로 유명세를 떨침.

- 언론과 SNS에서 해당 영상이 화제가 되자 스탠리 CEO는 영상을 업로드한 다니엘이라는 여성에게 새 텀블러와 차량을 선물하며 화제가 됨.

다양한 시도

- 스탠리의 상징적 컬러인 해머톤 그린에 멈추지 않고 파스텔톤부터 핫핑크까지 다양한 컬러와 유니크한 디자인을 시도함.

- 스타벅스, 슈프림, MINI 등 여러 브랜드와의 꾸준한 콜라보

패션아이템

- 단순히 물을 마시는 도구에서 벗어나 액세서리의 하나가 됨.

- 텀블러 손잡이에 거는 액세서리, 네임 태그, 텍스트나 그림 등을 붙이는 개성 있는 커스터마이징 가능

- 텀블러를 소비자의 개성대로 꾸밀 수 있는 액세서리들이 패션 아이템으로 역할을 함.

바이럴 마케팅

- ‘전소된 차량에서 살아남은 텀블러’ 틱톡 영상이 공개되자 스탠리 텀블러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의 조회 수는 9억 회를 가뿐히 넘겼음.

- 2019년 7300만 달러 수준이었던 스탠리사의 매출은 지난해 7억5000만 달러로 4년 만에 10배 이상으로 뜀.

 성장하는 글로벌 텀블러·개인컵 시장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텀블러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tatista에 따르면, 2018년 81억1000만 달러였던 텀블러·개인컵 시장은 2025년 106억 달러 규모로 몸집을 키웠다. 수요 증가 원인으로는 환경문제 일환으로 기후변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일회용 컵 사용 감소와 팬데믹 기간을 지나며 개인컵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요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Z세대 공략 마케팅도 기여

Z세대의 디토 소비와 포모증후군을 잘 공략한 마케팅 기법도 스탠리의 인기와 소비 진작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버팔로 경영대학의 마케팅 부교수인 Charles Lindsey는 언론 인터뷰에서 "소비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의 각각 다른 버전이나 컬러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일종의 도파민 부스터로 작용하며 특히 해당 물건이 한정판으로 나올 경우 소비하는 인간의 행동 양상에 큰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말했다.

(포모증후군) 한 틱톡 영상에서 미국 어린이가 “우리 학교에 나만 빼고 다 가졌어!”라고 울며, 스탠리 텀블러 한정판을 부모에게 사달라고 조른다. 전형적인 포모증후군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NS의 대중화와 함께 Z세대들이 겪고 있는 포모(FOMO)증후군이 스탠리 텀블러 열풍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뜻하는 영문 'Fear Of Missing Out'의 머리글자를 딴 '포모(FOMO)'와 일련의 병적 증상인 '증후군(Syndrome)'을 조합한 용어인 FOMO 증후군은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돼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는 증상으로 마케팅 분야에서 처음 인식됐고 일종의 사회적 불안으로 소셜미디어의 부상과 함께 널리 알려졌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매출 증대를 위해 신제품을 놓치면 안 될 것 같은 소비자의 포모 심리를 자극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하는데, 스탠리 텀블러가 Z세대들의 포모 심리를 잘 이용하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디토 소비) '나도’라는 뜻의 라틴어인 디토(Ditto) 와 소비의 합성어로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 커머스를 추종해 제품을 구매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말하는 디토 소비는 뷰티/패션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제품을 따라서 구매하는 대표적인 예이다. 실제로, 국제쇼핑센터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f Shopping Centers)가 최근 발표한 소비자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의 85%가 쇼핑 시 소셜미디어의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여성은 86%, 남성은 85%가 구매 결정에 SNS가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했다.

 

 바이럴 마케팅 기법과 컬러와 디자인 다양화등 통해

브랜드의 역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마케팅 기법에 따라 새로 쓰여질 수 있다. 타이어 제조회사 미쉐린이 '미쉐린 가이드'를 발간하지 않았다면 소비자는 미슐랭 원스타, 투스타 식당을 찾아다니지 않을 것이다.

발이 편안한 고무 슬리퍼로 유명한 브랜드 크록스는 다양한 컬러와 귀엽고 개성 있는 배지를 부착하는 아이디어가 없었다면 투박한 고무 슬리퍼에 그쳤을지 모른다.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 구매 시 개도국 아이들에게 같은 신발 한 개가 기부 된다는 아이디어를 신발 브랜드 톰스(TOMS)가 내세우지 않았다면 평범한 신발 브랜드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크다. 

스탠리 역시 그렇다. Z세대를 겨냥한 디지털/바이럴 마케팅 기법과 컬러와 디자인 다양화는 남성아웃도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시켰고 브랜드 역사를 다시 쓰게 되는 계기가 됐다.

뉴저지주의 한 대기업 S사의 마케팅 오피서 C 씨는 최근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휴대용 텀블러나 물병까지도 패션 아이템이자 트렌드가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라며 “현시대는 브랜드 광고제작자가 일반 소비자가 돼버린 시대이다.

시대와 세대가 변하면 트렌드도 변하는 것처럼 제품의 품질이라는 기본은 지키되 마케팅 기법도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비단 스탠리뿐만 아니라 마케팅 기법에 따라 다시 쓰인 브랜드 역사를 가진 사례들은 한국 소비재 기업에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제품들에 대한 마케팅 기법 분석은 현지 진출을 위한 첫 번째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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