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폭락에 러시아등 7개국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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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폭락에 러시아등 7개국 위기...
  • 앤디현 기자
  • 승인 2015.07.2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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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앤디현 기자]  국제 원자재 가격이 출렁이면서 자원 수출국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저유가에 더해 철광석, 석탄 등 주요 원자재 가격마저 폭락하면서 자원대국들의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23일 국제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에 따르면 22가지 원자재 바스켓으로 구성된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최근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자재 가격 추락으로 인해 경제가 흔들리는 대표적인 국가로는 러시아와 브라질, 베네수엘라, 호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우크라이나 등 7개국을 꼽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산유국인 러시아와 브라질, 베네수엘라는 특히 저유가에 몸살을 앓았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6월 배럴당 114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초 4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지난해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미국 셰일유 업체와의 힘겨루기 속에 '감산 불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후 배럴당 60달러대까지 회복한 국제 유가는 다시 떨어져 50달러선을 위협받고 있다. 최근 이란 핵협상 타결에 따른 이란 석유의 시장 복귀로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국가들의 제재에 더해 저유가로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금융 시장이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원자재 시장이 최근들어 들썩이자 러시아가 다시 극심한 혼란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음도 나온다.

러시아 최대 상업은행 '스베르방크'의 거시경제연구센터 전문가들은 "이란 석유의 시장 공급으로 발생할 유가 하락과 중국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올해 말에 제2의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도 채무 상환을 위해 금을 담보로 현금을 조달해야 할 만큼 저유가로 경제 사정이 나빠졌다.

원유 수출 부진에 베네수엘라의 외환보유액도 갈수록 떨어져 올해 4월(190억달러)에는 200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밑돌았다. 브라질은 저유가의 충격과 함께 정치 불안도 동시에 찾아들었다. 기업 투자 감소와 정치인과 기업의 비리 추문 등의 악재가 잇따르면서 브라질 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호주 경제는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두 번이나 내릴 만큼 원자재 가격 폭락에 흔들렸다. 금과 석탄 수출에서 호주는 각각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철광석 수출은 호주를 따라올 나라가 없다. 최근 국제 금값은 5년5개월 만에 최저로 추락했고 석탄와 철광석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조강 생산이 침체기를 맞아 호주의 철광석 수출이 얼어붙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수출의 60% 이상을 원자재에 의존하는 나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네시아는 호주 못지않게 중국으로의 수출 의존도가 높다"며 "원자재 가격 약세와 중국 수요 둔화로 인도네시아 경제가 흔들리자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말레이시아 역시 원자재 가격 폭락이 달갑지 않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경제 위기 외에도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국영투자회사 1MDB의 경영 책임을 둘러싸고 나집 총리와 마하티르 전 총리가 상호 비방 공세를 벌이고 있다.

철광석, 망간 등 자원 부국인 우크라이나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원자재 가격 폭락이라는 악재까지 만났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채권국들과 150억달러(약 16조4천억원) 규모의 채무면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반군과의 갈등, 러시아와의 대립 등도 부도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 속에 이들 국가들의 경제성장 둔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2%로 2009년 4분기(-2.6%)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브라질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성장률이 마이너스였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2013년 1.3%였던 GDP 성장률이 지난해 -3.6%로 급락했다. 인도네시아의 1분기 성장률(4.7%)은 5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호주와 말레이시아의 성장률도 하향 곡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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