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에 투영된 박대조의 사실주의와 유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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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에 투영된 박대조의 사실주의와 유연성
  • 코리아포스트
  • 승인 2010.04.0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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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에 투영된 박대조의 사실주의와 유연성


박대조는 예술과 현실 속의 실제 이벤트, 의식 있는 비판,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화려한 쇼와 그 이상의 영역에 대해 활력과 타오르는 열정을 보이며 명성을 쌓고 있는 젊은 현대 미술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작품세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그의 회화 작품에는 흑색의 단순함, 우아한 형식, 수수께끼 같은 표현, 인간의 정신적인 열망의 암시 등을 통해 사람들의 내면 세계가 투영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현대 문명의 멀티미디어 기법과 접목되어  세속적이며 실존적인 형태로 표현된 그의 내면 풍경의 대상 중 일부분이다. 그는 또한 한국의 전통적인 디자인과 현대 패션 트렌드를 그의 작품 세계 속에 녹여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다른 예술가들에게서는 흔하지 않게 자유로움과 유연함 모두를 구현하고 있다고 예술 비평가들은 평하고 있다.


코리아포스트는 그의 꿈이 만들어지고 있는, 비평가들이 ‘극적인 조합의 왕국’이라 하는, 서울에서 40여 킬로미터 떨어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박대조는 그의 초기 예술 세계를 회상하면서, 초등학교 4학년 시절 선생님의 예술 작품에 무척이나 매료되었다고 밝혔다.
“솔직히, 그 당시 나는 선생님이 작품을 위해 학교에 가져 오시던 먹과 먹물의 흑색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었다. 그때 경험이 나를 예술 세계로 이끌게 되었다.”
화가 박대조에게 먹에서 만들어지는 흑색은 그의 예술 세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먹은 다수의 동아시아 국가에서 붓글씨와 필묵화를 그리는 데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고형 잉크라고 보면 된다. 묵은 주로 검댕과 동물성 아교로 만드는데 때로는 향 또는 약용 향료를 첨가하기도 한다.


그는 “내게 회화란 선택 또는 거부의 문제가 아니라 숙명” 이라며 자신의 예술의 내면 세계는 고대 중국의 저명한 사상가인 장자의 철학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장자는 중국이 다수의 나라로 분열되어 주왕조에 의해 힘없이 유지되고 있던 시기인 3세기 또는 4세기경 실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자는 자연은 그 규모가 크던 작던, 아름답거나 추하거나 등의 여부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중요하며 끊임없이 흐르는 속성을 갖고 있으며 무한한 자발성과 변화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았다. 이런 식의 논리에서 장자는 사물의 상호 의존성의 개념을 확대하여, 한쪽이 다른 쪽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동인이 된다고 여겼다” 고 박대조는 설명을 이어갔다. 장자는 또한 삶이 죽음과 연결되는 식의, 역(逆)의 개념(사물) 간의 상호 인과관계에 대해서 강조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박대조는 또 “미술이란 단순히 미적 대상에 대한 아름다움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아름다움에의 찬사 이전에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거나 잃어버린 사실을 일깨워주고 되찾게 해준다. 그 잃어 버린 대상은 과거의 존재 개념으로서의 자연, 즉 현재의 물질문명과는 완전히 차단된 자연인 것이다. 인간의 삶은 자기를 둘러싼 주변 조건들과 자기 내부의 깊은 곳으로부터 발생하는 근원적인 의문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해답을 추구하는 힘든 노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동안 수 십회의 단체전과 2인전, 그리고 스페인 발렌시아 오마소 갤러리 초대전 및 중국 상해 아트페어를 비롯한 17회에 걸친 개인전을 가졌으며, 2009년에는 부산국제 멀아트쇼 KASCO상을 수상한 바 있는 박대조는 최근에 장자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현재 이 대학교 예술 디자인 대학원에서 조형 디자인 예술을 주제로 박사 학위 논문을 준비 중에 있다.   


그의 작품의 또 한 가지 특징은 그가 마음의 창이라 칭하는 어린이들의 눈을 통해 표현된 실존주의이다. 박대조는 이러한 이유로 어린 아이들의 눈에 사로잡혀 있으며 그의 시선이 아닌 그들의 눈으로 세상사와 예술 세계를 바라보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저명한 미술평론가인 김종근은 박대조의 예술 세계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귄터 그라스의 동명소설을 극화한 1979년 영화 양철북과의 관계를 밝혀내려 시도했다. 영화에서 보면, 단치히 자유도시 근방의 전원 지역에 사는 카슈비안 가문의 어린 소년 오스카는 세 살이 되던 생일날에 양철북을 선물로 받는다.


오스카는 이 때,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성인 사회의 비참한 전형의 일부로 전락하는 것을 의미하는 성장을 거부한다. 그를 둘러싼 세상이 참을 수 없게 만들 때마다 오스카는 양철북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행여 양철북을 그에게서 뺏으려 하면 오스카는 날카로운 괴성을 질러 유리 창문을 깨부순다.


1930년에서 1940년대에 독일이 나치주의를 표방하고 전쟁을 일으키면서, 성장을 멈춘 어린 오스카는 계속해서 처절하게 양철북을 두드린다. 전쟁 후반부 독일과 소련간의 개전으로 생존하고 있던 그의 유일한 가족마저 죽임을 당한 후, 오스카는 성장을 이어가기로 마음 먹는다. 김종근 비평가는 박대조의 예술 세계가 표방하고 있는 메시지가 양철북이 주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홍익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김종근은 그의 평론에서, 박대조가 학부 시절 자연과학을 전공했으나 어릴 적부터 실력을 닦아 온 서예와 회화를 향한 마음을 접지 못해 결국 대학원에서 한국화와 동양철학을 접목시키는 노력을 기울였으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시선과 접하게 되었다고 평하고 있다.


박대조 작가의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종근 미술 평론가는 박대조의 미술 작품을 평가하면서 그와 자연을 조각해 내는 최근 작업 방식에는 그만의 고유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방식은 그 어떤 자연 과학 전공자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양면성을 갖고 있는데, 자연의 모든 돌에 그의 시선을 불어 넣고 이것을 장자의 자연으로 되돌리는 것이 그 때문이라며, “그의 작품의 일면에서 돌은 존재를 대리하고 있음을 떠올리게 되며 또 한편으로 돌은 영원함과 자유를 담아내는 상징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김종근은 말했다.


박대조는 실존적 개념과 장자의 사상을 통합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실존과 장자 사이에 이 시대의 순진무구한 실존의 대리물로서의 어린이의 얼굴 또는 자신의 실존을 끼워 넣는다. 그의 최근작 ‘동심’에는 종전의 장자의 눈으로 그린 자연산수가 아니라 자신의 실존을 통해서 응시하고 있는 현존재의 현주소가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박대조는 서양, 한국, 혼혈 어린이들의 익명적이고도 무심한 눈을 빌려 자신의 실존의 거울에 반영된 현실을 금은세공과 같은 고난도 기술인 디지털 상감으로 각인한다고 또 다른 평론가 김복영은 언급한다.


“그는 클로즈업된 흑백 사진 속의 순수한 눈동자에 불길한 세상사와 맹목적으로 열광하는 대중문화의 인간상을 미니어처로 각인시킨다. 이는 그가 기대하는 장자의 무위자연과 이 시대의 실존적 고뇌를 의미하는 갈등구조들을 이항 대립의 방식으로 보여주는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도는 다른 곳에서 빌려온 것이 아닌 그만의 고유성을 담고 있다” 고 김복뎓은 설명했다.


박대조의 독창성은 사진 이미지를 OHP프린팅해 제판을 만들고 어린이의 이미지를 수압으로 녹여 이를 대리석판에 점묘로 음각한 후 일일이 채색해 넣는 섬세함과 정교함에 있다고 평했다.


“문제점을 꼽으라면 작품이 너무 정교해서 관람객들이 이미지가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보다 기술적 치밀함에 매료되는 것” 이라며 “여기서 우리는 그가 왜 이처럼 정교한 고도 기법으로 오늘의 실존을 그려야만 했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그의 전기를 막 지나 접어든 그의 미래를 격려하고 축하하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경기대학교 교수인 미술평론가 박영택은 “수묵을 이용한 산수화와 대리석이 지닌 자연적인 무늬와 색상을 이용, 그 무늬의 결을 따라 산수이미지의 자취를 쫓던 것이 박대조의 그간의 작업이었다. 그러나 근작은 이전과는 무척 다른 지점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는 필에 의한 그리기와 대리석이란 오브제를 이용한 작업 대신에 사진을 활용하고 있다. 사진이란 레디메이드와 돌이란 오브제를 쓰고 있는데 그 사진을 대리석 표면에 독특한 장치로 올려놓고 연출해 새로운 장면,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것은 일반적인 사진프린트기법에서 벗어나 사진오브제, 혹은 사진의 물질화, 조각화라는 새로운 지점으로 나아간다”고 말하면서 박대조의 작품세계의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적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