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8년만에…美소고기, 수입 1위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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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8년만에…美소고기, 수입 1위 눈앞
  • 피터 조 기자
  • 승인 2015.06.11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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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피터 조 기자] 2008년 당시 미국산 소고기는 '촛불집회'로 상징되는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만큼 '믿지 못할 고기' 취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유명 스테이크 전문점 등을 중심으로 많은 식당이 사용하면서 호주산보다 비싼 가격에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 2008년 수입재개 후 처음 호주산 따라잡아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 관계자는 "한국에서 미국산 소고기가 호주산보다 많이 수입된 것은 지난 2008년 6월 미국 소고기 수입 재개 결정이 내려진 이후 약 8년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미국산은 2001년 '소고기 수입 자유화' 이후 'LA갈비' 등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호주산과 큰 격차를 벌이며 1위를 달렸지만, 2003년 미국내 광우병이 확인되면서 수입이 전면 금지됐다.

이후 수년동안 추가 광우병 사례가 나타나지 않자 미국은 한국에 재수입을 요구했고, 2006년부터 2008년 6월까지 수차례에 걸친 한·미 정부간 소고기 수입조건 협상 끝에 결국 '30개월 미만' 소고기 수입 재개가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산 소고기의 광우병 관련 위험을 놓고 논란이 커지면서 촛불집회 등 대규모 수입 반대 운동이 펼쳐지기도 했다.

재개방 직후인 2008년 말, 수입 위생조건 타결을 기다리며 밀려있던 미국산이 한꺼번에 들어와 일시적으로 호주산을 앞선 적은 있지만, 이후 줄곧 미국산은 '위험하다'는 인식 탓에 최근까지 호주산에 밀려 고전해왔다.

◇ 호주산보다 30%이상 비싼데도 수입 급증

미국산이 거의 호주산을 따라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완벽하게 2003년 이전의 '왕좌'를 탈환한 것은 아니다.

5월 전체 누적 수입(검역)량을 비교하면 호주산(1만2천251t)이 여전히 미국산(1만639t)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 호주산보다 훨씬 비싼 미국산 쇠고기 가격을 감안하면 미국산 소고기의 1위 등극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미국농무부(USDA) 발표 기준 5월 평균 미국산 소고기 지육 가격은 536.03달러(100㎏당)로 작년 같은 기간(418.52달러)보다 28%나 뛴 상태다. 가뭄에 따른 곡물(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결과다.

호주산과 비교해도 미국산 소고기 가격 수준은 높은 편이다. 올해 1~4월 소고기 통관 실적을 바탕으로 단가를 비교하면 미국산 가격은 t당 7천988달러로 호주산(6천49달러)보다 32% 정도 비싸다.

따라서 앞으로 곡물가 안정 등과 함께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조금만 낮아져도 국내 수요는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큰 셈이다.

◇ 고급 스테이크 레스토랑들이 주요 고객

이처럼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고급 스테이크 전문점이나 한국식 고기구이집 등 식당들이 미국산 소고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에 따르면 현재 '프리미엄 전문 스테이크 레스토랑'을 자처하는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 구스테이크 528, 구스테이크 733, 더반 프라임스테이크 하우스, BLT 스테이크, 볼트 82, 스타셰프 바이 후남, 블랙스톤, 프리가, 라쿠치나, 이트리, 립 스테이크 등이 모두 미국산 소고기를 취급하고 있다.

더 스테이크 하우스 바이 빕스, 빕스, 붓처스컷, 더 플레이스, 애슐리 등 대형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역시 미국산 소고기를 쓴다.

아울러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나타났다. 미국육류수출협회가 작년 12월 갤럽과 함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10명 중 5명은 "미국산 소고기를 먹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산 소고기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는 대답의 비율도 44.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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