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감증?...4단계에도 방역의식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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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불감증?...4단계에도 방역의식 실종
  • 신영호
  • 승인 2021.07.2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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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인 2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형백화점. 입구에 들어서자 방문자들의 체온을 측정하는 기계들이 늘어서 있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체온이 정상인지 확인하고 입장했지만 중간중간 체온을 측정하지 않고 입장하는 사람과 체온이 제대로 측정되지 않았음에도 들어서는 방문객도 보였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길게 줄지어 선 체온 측정 기계 끝에는 이를 관리하는 직원이 보였으나 별다른 제지는 없었다. 방문객들의 체온이 제대로 측정되는지 체크하기보다는 형식적으로 입구를 지키는데 그치는 모습이었다.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가 상당해 체온 측정만으로는 제대로 된 방역을 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체온 측정이라는 최소한의 방역 수칙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면 백화점 내부 개별 매장의 방역 조치는 어떨까. 음료를 마시는 카페의 경우 QR코드 혹은 명부 작성이 이뤄지고 있었다. 그러나 옷 가게나 일부 음식점에서는 QR코드는커녕 발열 체크도 없었다.

한 의류 매장에서는 다수의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서 옷을 환복하거나 계산을 위해 줄을 늘어섰으나 방문 기록 작성이나 고객 명부 관리는 전혀 없었다. 확진자가 다녀가 연쇄감염이 발생하더라도 역학 조사를 통해 추가 감염을 막기에는 너무나 허술한 구조였다.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방역수칙 위반이 발견돼도 제재를 가하는 사람도 없었다. 도심의 한 백화점 직원은 "고객을 응대하다 보면 마스크를 코밑이나 턱 밑까지 내려쓰는 손님을 자주 보지만 올려달라고 말하기 힘든 입장"이라며 "보안 요원들이 다수 배치돼 있다면 모를까 매번 직접 제재를 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같이 백화점 내부에서는 통일된 수칙이나 적극적인 대응이 없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다중이용시설 내 확진자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최근에 있었던 강남의 한 백화점 집단감염이다. 이 지점 관련 누적 확진자만 135명에 이른다. 최근 서울에서의 백화점 관련 확진자는 총 160명이 넘는다. 사실상 조치만 강할 뿐 바이러스가 침투할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것이다.

다중이용시설 관련 집단감염 사례는 백화점뿐만이 아니다. 사우나와 헬스장 등에서도 확진자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서울 관악구의 한 사우나와 관련해서는 전날 역학조사를 통해 10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134명으로 늘었다. 은평구 소재 한 실내체육시설에서는 지난 7일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관련 확진자가 20일까지 총 59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사우나와 관련해 이용 자제를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비말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밀폐까지 돼 있는 사우나는 집단감염이 일어나기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지난 3월 진주시 사우나 집단감염 사태로 지역사회가 초토화된 전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헬스장에서의 감염도 결국은 샤워실 사용이 문제다.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진 가운데 사용 자세를 거듭 요청해도 방역수칙을 대놓고 무시하는 일부 시민들의 의식도 아쉬운 대목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이 같은 다중이용시설의 사각지대를 제대로 규제하지 못한다면 거리두기 4단계를 유지하더라도 확산세를 억제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도권에선 4단계와 함께 필수적이지 않은 시설에 대한 운영 중단, 야간통행 금지 등 강력한 개입이 필요하다"며 "비수도권 역시 일괄적으로 3단계로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도 백화점 등 대형 유통매장에 대한 역학조사 목적의 출입 명부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정부는 현재 강남구의 대형 유통매장 출입명부 관리 시범적용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지자체‧업계‧중수본 등과 협의해 적용대상과 방법 등 구체적인 방역수칙을 다음 주 중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