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테마에세이] 코믹리더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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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테마에세이] 코믹리더쉽
  • 이미영 객원기자[영문학박사]
  • 승인 2020.05.08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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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은 어디서든 희극배우 역할을 톡톡히 한다.

[양준일테마에세이:코믹리더쉽]

코믹 (comic)의 뜻은 '웃게 만드는 말이나 몸짓'이다.
요즘 다양한 채널에서 보여주는 양준일의 코믹은 폭소를 자아낸다. 그의 코믹의 끝은 매번 뭔가를 만들어낸다. 웃고끝나지만 않는다는 말이다.

'코믹'(comic)이란 말의 어원은 그리스어(kosmos)다. 그것은 연극축제 때 부르는 송가를 의미한다.
고대그리스 연극(Greek Comedy)은 연극 축제기간 동안 하루에 세편의 비극이 공연된다. 비극을 관람하고 슬픔과 비탄에 빠진 관객들에게 한편의 희극이 공연된다. 희극배우들은 주로 가면을 쓰고 관객들의 불안감과 낯설음을 위로한다.

양준일은 어디서든 희극배우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필자는 그가 새로 시작한 채널 '재부팅양준일'이라는 컨텐츠에 주목한다.

'CJ ENM DIA' 가 양준일에게 프로포즈를한다. 어디서도 볼수없고 나올수도없고 만들수도 없는 독특한 캐릭터 양준일에게 말이다. 그런차원에서 다이아티비는 필자와 같은 안목을 가진듯하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재부팅(약칭)촬영장이다.
초반부터 빵빵 터지는 양준일의 코믹이 시작된다.

양준일:
TV는 안보고 유튜브만 보는데 내콘텐츠가 없으면 심심해...
어떡해?사실인데? ...
기획없이 진행하면 잘될거같아요.
제작진:(빵터짐)
저희가  준비가 안됐는데...

기획없이 진행하자는 그의 말에 당황한 제작진의 모습이 재밌다.
그리고 정말 기획없이 시작된다.

첫촬영날이다.
양준일:
어! 나 바지를안가져왔네. No바지로 가야겠다.

스텝들 자지러진다.

제작진:실내에서만 찍으시자나요...답답하시죠.
양준일:아뇨.난 너무좋아.

예상을 뒤엎는 그의 답에 재차 당황한 제작진 점점 양준일의 늪에 빠진다.

양준일:열심히 할 필요없고...
잘 하면되요. 누가 열심히해요.
아무소용없어.

이건 뭐, 원맨쑈다.

지난 5월3일 그는 '재부팅양준일' 제작미팅에 참석한다. 미팅 서두에 그가 제작진리더에 대해 언급한다.

양준일: 사실 김선생님이 얼마나 똑똑하면 이 자리에 앉았을까 생각했었어요...그런데 지금...너무많이 맞아서 여기에... (큰웃음)

처음 이루어진 낯선 미팅장은 양준일의 한 마디로 웃음 바다가 된다.

양준일: 다행이에요. 왜냐면 제가 그런생각(평범하지않은)을 갖고 움직이시는 분들이 아니면 저랑 부딪힐것같아요.
어떨때는 '배째','나그거못해'하면 그냥 배째거든요.

어눌한 한국말에 걸직한 솔직표현에 또 한번 웃음이터진다.

컨텐츠에 대해 뜬금없이 '비빔밥'이란 단어를 툭 던진다.

양준일:어디를가도 비빔밥이돼.
...양준일이 이슈가되서 '나'를 찍으려는 마케팅... 내가먼저 찍는거에요. 미리찍는거에요. 양준일 걸리기만해봐...너희들이 걸리기전에 내가먼저 걸릴거야. 그런걸로 하고싶었다.

양준일은 그의 '세바시'출연 뒷이야기를 전한다. 자신의 토크가 그때그때 달라서 결국은 전화통화를 하면서 30분동안 녹음을해서 넘겼다고한다. 그의 토크내용을 텍스트로 써달라는 주최측에게 양준일은 결국 안쓰겠다고 한다.
이유는 텍스트대로 말할지 알수없기때문이다.  결국은 녹음된 텍스트내용과 또 다른 이야기를 했다는것이다.

이는 '패톡449'에서도 마찬가지다.

양준일: 지난 '패톡449'도 패션톡을 하는 컨텐츠인데 연애상담이 됐어요. 너무계획대로 되질않아요.

지난 7일은 [재부팅 양준일EP01] 사전 미팅이 있는 날이다.

제작진: 저희 선배님 리스펙(칭찬받고 싶어서)
양준일: 리스펙하는건지, 까는건지.나 사실 좀 헷갈려. 내가 저런 노란...입은 기억이 없는데...
제작진: 가장 큰 걱정이...조심스럽게 접근 (레전드셔서)
양준일: (단호하게)조심하지 않으셔도 되요...더우시면 벗으세요.벗을 수있는건 다 벗으세요.

제작진을 한바탕 웃겨놓고 시작한다. 그리고는 한 사람 한 사람 별명을 지어준다.

회의 분위기는 이미 회의가 아니다. 깔깔, 호호 웃음바다다. 자연스럽게 의견을 내놓는다. 회의라는 통념은 이미 깨졌다. 아니 그가 바꾸었다.
'회장님, 부회장님, 과장님 ...높은순서대로 한말씀씩'은 찾아볼수 없다.

미팅의 끝은 채널 이름을 정하는걸 숙제로 남긴다. 에이스급 제작진들은 머리를 맞대고 이름을 짓는다.
며칠 후 숙제검사맡듯 그에게 내놓는다.

제작진이 지은 이름들은 대부분 '양준일'이 들어간다. 혹은 사자성어  시리즈다. 평범하다.

양준일: 무슨 스시집메뉴같아...
.   .   .
와퍼세트! 양준일 세트!

제작진 정신줄 놓는다.

정말 웃긴다.
필자가 배꼽을잡고 웃는다.
뭐 저렇게 웃겨도 되나...

우여곡절끝에 채널 이름이 정해진다.
'재부팅양준일' !
양준일은 여러가지이유로 자신의 이름이 뒤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제작진이 손을든다. 10명정도, 나름 브레인이라는 젊은 제작진들이 양준일의 창의력을 당하지못한다.

양준일은 이미 제작진을 쥐락펴락하는 리더가 된다. 그의 코믹의 힘이다.

''코믹한 상황은 놀라운 효과를
발휘한다.
첫째
창의력을 북돋운다. 원래 창의력이란 혼란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둘째
고착되있거나 거추장스런 사고 모형이 해체된다. 코믹한 상황이 또 다른관점을 제공한다.
셋째
유머에 따른  인식은 유희적인 성격을 띤다. 주위의 강압없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넷째
코믹을 통해서 중립적인 상황이 구축된다. 두려움 없이 실패와 약점, 실수를 이야기할 수 있다.''
[웃음의힘:토마스홀트베른트]

이외에도 코믹의 효과는 더 많다.
필자는 첫째효과에 강한동의를 한다. 창의력이야말로 양준일의 아이콘이다. 그리고 그의 놀라운 코믹이 바로 창의력의 기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필자는 30년만에 그가 귀환했을때 반갑고 다행이어서 웃었다.
지금은,
보면 볼수록 아니 이젠 얼굴만 봐도 웃긴다.
대본없는 개그맨 양준일.
통념을 깨는 그의 코믹은 자신도 모르게 유능한 리더가 된다.
그는 분명히
코믹한 리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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