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폐가전 내 흑색 플라스틱 자동선별 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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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폐가전 내 흑색 플라스틱 자동선별 기술 개발
  • 김태문 기자
  • 승인 2017.06.2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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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학교 ‘IT-환경융합연구센터’ 최우진 센터장
▲ 수원대학교 부설 IT 환경융합연구센터장 최우진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코리아포스트 김태문 기자] “컴퓨터, 커피메이커 등 가정에서 버려지는 폐 가전제품 속에는 검정색 플라스틱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이 폐가전 속 검정색 플라스틱을 재질별로 선별하는 기술이 상용화된 나라는 세계적으로 전무합니다. 저희는 레이저와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세계 최초로 이 기술을 상용화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수원대학교(총장 이인수) 부설 IT-환경융합연구센터의 센터장인 최우진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독일, 일본 등 폐자원재활용산업 선진국에서도 아직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는 최첨단의 폐자원 선별 및 재활용 기술을 연구, 상용화 단계를 눈앞에 두고 있다.  

동 센터를 이끌고 있는 최우진 교수는 센터의 전신인 수원대학교 부설 폐기물자원화기술연구소 시절부터 연구소장을 맡아 건ㆍ습식 비중선별기술, 혼합폐플라스틱 종합자동선별시스템 및 선별 회수물의 재활용 기술 등 동 연구소가 국내 최고 수준의 독자적인 폐자원 선별 및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연구소로 자리 잡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최우진 교수는 서울대학교 자원공학과 졸업 후 미국 버지니아공대(Virginia Tech)에서 자원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자원개발연구소, 한국자원연구소, 수원대 환경공학과 등에 몸담으며 한국자원리싸이클링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세계 최초로 레이저와 인공지능기술 적용해 폐가전 흑색 플라스틱 자동선별 

2000년 설립된 폐기물자원화기술연구소는 과학기술부 및 환경부의 지원 하에 21C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혼합 폐플라스틱 종합 자동선별분리 기술개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본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또한 이 연구소는 2011년 8월부터 2년간 환경부에서 지원하는 글로벌탑 환경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유용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하여 ‘생활계 재활용 대상 폐자원의 종합 자동선별 시스템 개발’ 과제를 수행하였다.  

폐기물자원화기술연구소는 미래의 제4차 산업혁명에 지혜롭게 대응해 나가기 위하여 올해부터 연구소 명칭을 ‘IT-환경융합연구센터’로 개칭했으며 지난해 8월부터 유용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 2단계 연구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참여하고 있는 과제는 ‘인공지능 및 레이저 유도기술기반 플라스틱류 자동선별 장치개발 및 상용화’로서, 본 과제의 최종목표는 폐소형가전제품으로부터 발생되는 흑색 플라스틱 및 유용자원 회수를 위한 재질 자동인식 기술 및 인공지능기반 자동선별 시스템을 개발하여 상용화하는데 있다.

전 세계적으로 폐가전제품의 발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으며, 최근 연간 발생량은 약 5,000만 톤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재활용되는 비율은 15%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폐가전제품의 재활용은 자원절약의 측면에서는 물론 지구온난화 방지 등 환경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국내의 경우 가전제품 등 주요 제품의 재활용 활성화를 위하여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2003년부터 시행해오고 있으며, 정부는 2014년부터 대형가전제품 위주의 재활용 정책에서 중소형가전제품(선풍기, 정수기 등) 17개 품목이 재활용의무대상 품목에 추가되었다. 

최근 정부의 폐가전제품에 대한 무상방문수거서비스의 확대실시 및 재활용목표관리제 등의 시행으로 중소형가전제품의 발생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소형가전제품의 경우 대형가전제품에 비해 구성물질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구성물질 중 플라스틱의 함량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폐소형가전의 경우 플라스틱의 비율이 최대 60%로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특히 흑색 플라스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재질선별 기술의 개발 및 보급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선별기술로는 흑색 또는 유해성분이 함유된 플라스틱의 재질선별이 어렵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들 플라스틱을 재질별로 선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 상용화된 사례는 전무하다.

▲ 시간당 30~50kg 처리용량의 Lab scale 규모 레이저기술기반 플라스틱류 자동선별시스템

근적외선 대신 레이저로 재질 선별...폐 플라스틱 7~10% 추가회수 가능 

지난해 8월부터 유용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단장 조봉규)의 지원 하에 진행 중인 ‘인공지능 및 레이저 유도기술기반 플라스틱류 자동선별 장치개발 및 상용화’ 연구과제의 핵심은 인공지능-레이저 유도 기술 기반의 플라스틱 재질별 자동인식/선별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는 Lab-scale 시스템을 개발 완료한 상태인데, 이 시스템은 시간당 약 30~50kg 플라스틱 시료의 처리가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위치자동인식 장치, 레이저유도붕괴분광분석(LIBS)장치, Control unit 및 선별분리장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치자동인식 장치에서 시료의 위치정보 등의 data를 Control unit을 경유하여 LIBS 장치로 보내면 플라스틱 시료의 재질특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분석된 시료의 재질특성 data는 선별분리 장치의 제어를 통하여 폐가전제품의 주요 구성재질인 ABS, PP, PS 등으로 선별회수 된다. 

LIBS 장치의 장점은 레이저의 조사(照射)에서 분광신호의 취득/분석까지의 과정이 1초 이내에 이루어지며 따라서, 자동인식/선별 속도가 매우 빠르고 실시간 분석 및 시스템의 현장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방식의 데이터 전처리, 빅데이터 수집, 분석 및 처리, 데이터 최적분류기술 등을 개발하여 상기 데이터 처리기법을 본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수원대학교 지능제어/컴퓨터지능연구실(전기공학과 오성권 교수)과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우진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기존에는 근적외선(NIR) 기술을 이용하여 플라스틱에서 반사되는 재질별 패턴을 보고 PET, PE, PP, PS 등 주요플라스틱 재질을 선별해 왔다. 이 기술은 매우 효율적이어서 국내 주요 대형 선별장 및 연료화 시설(MBT) 등에 도입되어 있다. 하지만 이 기술로는 흑색 플라스틱을 선별할 수 없다. 검정색이 근적외선을 흡수해 플라스틱 재질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우리가 개발한 신기술은 근적외선 대신 레이저를 발사, 플라스틱에서 방출되는 플라즈마 이온을 분석해 재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처리, 단시간에 많은 양의 플라스틱을 선별해 내는 것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이는 세계 최초의 사례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우리나라 폐자원 선별 및 재활용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폐가전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려면 재질별로 선별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재질별로 섞여있거나 철, 유리 등 이물질이 붙어있으면 이를 분리하는데 추가적인 비용이 들고 아예 소각 및 매립처리하는 경우도 많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과제를 통해 개발된 기술이 국내 선별장에 상용화된다면 전체 플라스틱 발생량에서 약 7~10%를 추가적으로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환산하면 연간 10~15만 톤의 폐플라스틱을 추가로 재활용해 약 300~450억원의 추가 이익을 얻는 셈이다. 해외 수출이나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보호 효과를 감안하면 그 이익은 더 커진다. 

본 자동선별시스템은 2018년도에 연간 처리용량 600톤의 Pilot plant 구축을 목표로 현재 Lab-scale 시스템에 대한 성능개선 및 보완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올해 중에 개발된 자동선별시스템을 폐소형가전 재활용업체 1~2곳에 현장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최우진 교수는 “본 연구개발을 통해 폐가전제품으로부터 발생하는 유용자원의 회수를 위한 친환경적이며 경제성이 우수한(Cost-effective) 자동 선별/회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됨으로써 폐자원의 소각 및 매립량의 감소는 물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최 교수는 “재활용 관련 산업의 인프라 구축 및 폐가전 재활용 업체에서 활용되고 있는 주요 선별 장치를 국산화함으로써 관련 장비의 수입 대체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개발기술의 해외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인공지능 관련 분야 기술을 재활용 관련 산업분야로 확대 활용함으로써 경제성장 및 중소기업의 상생 등 국가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고 IT, 기계, 전기 등 관련 산업의 인프라 확대를 통하여 신규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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