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김정숙 기자]요즘 들어 우리가족의 아침 풍경이 조금 달라졌다. 아침뉴스의 일기예보를 보면서 가방에 우산을 넣거나, 깜박했던 외투를 챙기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하나 더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바로 미세먼지 예보다.
아침마다 TV나 휴대폰에서 예보등급이나 현재 농도를 확인한 후 등급이 나쁘면 황사마스크를 챙기고 좋을 경우는 반려견을 앞세워 산책을 나서기도 한다.
얼마 전 활짝 핀 벚꽃을 보러 모처럼 가족 나들이를 계획했다가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취소한 적이 있었다.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며칠 후 낮은 미세먼지 수치와 함께 새파란 하늘이 선물처럼 나타나 다행히 늦은 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신선한 공기를 가득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물이나 음식이 없어도 하루 쯤은 버틸 수 있지만 공기가 없으면 1분 이상 버티기가 힘들다. 관록 있는 해녀들도 3분 정도가 최대라고 한다.
이렇듯 공기는 인간의 생존에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흔하고 당연했던 깨끗한 공기가 우리의 삶의 질 향상에 얼마나 중요한지, 최근 불거진 미세먼지 이슈로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수도권대기환경청은 이러한 대기환경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5월 2일을 ‘푸른 하늘의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항상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건강한 대기환경을 조성하는데 모두가 함께 참여하자는 취지다.
올해는 바로 전 토요일인 지난달 29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서울숲공원에서 ‘푸른 하늘의 날’ 기념 가족단위 행사를 열었다.
대한민국 어린이나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그림, 글짓기 대회를 마련해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의 소중함에 대한 생각의 나래를 도화지와 원고지 위에 맘껏 펼칠 수 있도록 했다. 우수한 작품은 환경부 장관상은 물론 장학금도 수여했다.
그림·글짓기대회에 참가하지 않아도 행사장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도 있었다.
두더지 게임을 대기오염습관으로 이미지화 한 ‘대기오염습관 고쳐 잡기’, 저탄소생활수칙이 적힌 막대를 이용한 ‘대기환경보호 젠가’, ‘재활용품 공작소’ 등 총 5종의 미션 프로그램과 바람개비 만들기, 민속놀이, 한국 자생생물 세밀화 미니 전시회 등 다채로운 부대 프로그램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기면서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을 만들고 지키는 과제는 우리 모두의 실천에 달려 있다. 정부에서 시행 중인 복잡하고 어려운 정책들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생활습관부터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낮은 층은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먼 거리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지만 불가피하게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에는 공회전을 하지 않고 급출발·급가속·급정거를 하지 않는 친환경운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적정 실내온도 유지, 에너지 아껴쓰기, 쓰레기 태우지 않기, 나무 심고 가꾸기, 저탄소제품 사용하기 등도 근본적으로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지난달 29일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봄 여행주간이 시작된다고 한다. 가족과 함께 야외활동을 하기 더없이 좋은 시기이다. 하루 쯤은 가까운 서울숲 공원으로 가족과 함께 나와 푸른 하늘 아래에서 맑은 공기의 소중함과 이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보길 바란다.
글: 안승호 (수도권대기환경청 기획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