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先軍後經에서 先經後軍로 변화 조짐
상태바
북한 先軍後經에서 先經後軍로 변화 조짐
  • 코리아포스트
  • 승인 2010.01.06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 先軍後經에서 先經後軍로 변화 조짐 

 - 호계자 김정은 자리 더욱 굳친 듯 -


  "2010년 북한 신년공동사설은 단순히 경공업과 농업 발전을 특별히 강조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발전전략의 변화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이 연구소에서 발간하는 2010년 1월 5일자『세종논평』에서 말했다.올해 북한의 대내 정책 노선이 경제건설보다 국방건설을 우선시하는 기존의 선군후경(先軍後經) 입장에서 경제건설을 더 중시하는 선경후군(先經後軍) 정책으로 옮겨가고 있고, 과거의 고립주의적인 ‘자력갱생’ 노선에서 탈피하려는 새로운 경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작년에 후계자로 결정된 김정은이 금년도 북한 신년공동사설의 작성에 깊게 관여하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그는 믿고 있다. 2010년 신년공동사설의 내용을 김정은이 사전에 검토하고 조언을 했다는 보도가 새롭게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후계 문제가 어떻게 신년공동사설에 은밀하게 반영되어 있고, 대내외 정책의 질적 전환을 가져오고 있는가를 정박사는 『세종논평』에서 분석하고 있다. 아래에 정박사의 기고문을 발췌해서 싣는다.


북한의 신년공동사설과 대내외 정책의 전환 전망

  북한이 지난 1월 1일 “당창건 65돐을 맞는 올해에 다시 한 번 경공업과 농업에 박차를 가하여 인민생활에서 결정적 전환을 이룩하자”는 제목으로 신년공동사설을 발표했다. 북한이 김일성 사후인 1995년부터 신년공동사설을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 이처럼 사설 제목에서까지 경공업과 농업을 강조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써 이는 북한 지도부가 주민생활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2010년 신년공동사설에서는 경공업과 농업에 대한 단순한 강조 수준을 넘어서서 북한의 발전전략 변화 징후도 보인다는 점에서 면밀하게 분석할 가치가 있다. 한편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는 대남 관계와 대미 관계 개선을 병행 추진하겠다는 통남통미(通南通美)의 입장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대화협상론의 입장이 천명되어 있다. 본고에서는 이처럼 대내외 정책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북한의 신년공동사설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북한의 정책변화 배경을 분석하며, 한․미의 대응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북한의 대내정책 변화: 선군후경(先軍後經)에서 선경후군(先經後軍)으로?


  북한은 2009년 신년공동사설에서 “선군시대 경제건설노선의 요구대로 국방공업 발전에 계속 큰 힘을 넣으며 필요한 모든 것을 최우선적으로 보장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2010년 신년공동사설에서는 경공업과 농업의 희생 위에 국방공업 발전을 보장하는 ‘선군시대 경제건설노선’에 대한 언급이 사라지고, 국방공업과 관련된 부분은 “첨단돌파전의 기본전선인 국방공업 부문에서 강성대국의 대문을 두드리는 승리의 포성이 계속 울려나오게” 해야 한다고 단순히 강조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경공업과 농업의 발전이 중공업의 발전에 달려있다는 확고한 관점을 가지고 높은 생산적 앙양으로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오늘의 총공세를 힘 있게 떠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국방공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공업이 오히려 경공업과 농업 발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정책 목표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북한이 2009년 신년공동사설에서 제시한 한 해의 ‘총적인 투쟁 방향'은 “선군의 불길 속에서 다지고 다져온 우리의 불굴의 정신력과 모든 잠재력을 최대로 폭발시켜 혁명적인 대고조로 모든 전선에서 일대 비약의 폭풍을 일으켜나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제시된 ‘총적인 투쟁 방향’은 “혁명적 대고조의 불길 드높이 인민생활 향상에서 결정적인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일대 공세를 벌리는 것”으로 바뀌었다. 인민생활 향상이 금년도 정책의 주된 목표로 확고히 자리 잡은 것이다.
  북한은 2009년 신년공동사설에서 ‘자력갱생’에 대해 네 차례나 급하면서 “집단주의와 자력갱생은 우리의 고유한 혁명방식이며 우리에게 이보다 더 좋은 식은 없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2010년 신년공동사설에서는 ‘자력갱생’에 대해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대신 현시대를 ‘정보산업시대’, ‘지식경제시대’로 규정하고, 컴퓨터 수치제어를 의미하는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led)’라는 용어를 한국어로 옮기지 않고 영어 표현 그대로 사용하는 파격을 보여주었다.
  한편 김일성 사후 북한이 그토록 강조해 온 ‘선군(先軍)’이라는 단어는 2009년 신년공동사설에서 33번 언급되었는데, 2010년 신년공동사설에서는 총 15번으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2009년과 2010년 신년공동사설에서 모두 ‘국방공업’이라는 단어는 각기 한 번씩만 언급된 데 비해, ‘경공업’이라는 단어는 2009년과 2010년 각각 1번에서 9번으로, ‘농업’이라는 단어는 1번에서 11번으로 대폭 증가하였다.
  이상과 같은 분석에 기초해볼 때 북한의 대내 정책 노선이 경제건설보다 국방건설을 우선시하는 기존의 선군후경(先軍後經) 입장에서 경제건설을 더 중시하는 선경후군(先經後軍) 정책으로 옮겨가고 있고, 과거의 고립주의적인 ‘자력갱생’ 노선에서 탈피하려는 경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정책 변화가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올해의 정책 기조는 과거 15년과는 다른 질적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정책 전환 배경:‘강성대국’의 토대 구축 준비와 김정은 후계체계의 진전


  북한이 이처럼 대내 경제정책에서 중대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겠다는 목표로 제시한 2012년이 2년밖에 남지 않은데 대한 초조감, 제2차 핵실험의 성공으로 인한 안보에 대한 자신감, 대외 안보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의 후계자 ‘추대’를 위한 성과의 제시 필요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 탄생 100주년이 되는 2012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지도부로서는 국방공업 발전을 위해 경공업과 농업을 희생시키는 노선을 계속 고집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특히 제2차 핵실험의 성공으로 안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북한의 핵포기시 평화협정 체결과 관계정상화를 약속하는 오바마 미 행정부의 출범으로 인해 대외 안보환경이 개선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안보를 위해 주민생활 희생을 강요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 지도부는 김정은의 후계체계 구축의 다음 단계인 아래로부터의‘추대’ 단계로 이행하기 위해 필수적인 주민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도 인민생활 향상을 올해의 핵심적인 국정과제로 제시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 북한 신년공동사설은 북한의 후계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김정은이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대중 동원 증산운동인 ‘150일전투’와 ‘100일전투’에 대해 “우리의 대고조 역사에 가장 빛나는 한 페이지를 아로새긴 잊을 수 없는 전투”라고 자평하고 있다. 그리고 ‘김정은 대장’이 직접 조직하고 지휘한 것으로 선전되고 있는 태양절(김일성 생일)과 5.1절 경축야회가 “강성대국을 건설하는 우리의 이상과 포부가 얼마나 원대하며 위대한 당의 향도 따라 전진하는 선군조선의 미래가 얼마나 휘황찬란한가를 내외에 힘 있게 과시하였다”고 주장함으로써 김정은의 지도를 간접적으로 예찬하고 있다.
  작년 8월부터 북한의 대외 정책이 유화 기조로 바뀐 것과 이 시점에 50대의 엘리트들을 중심으로 한 김정은 주도의 개혁개방 전략 수립 팀이 구성된 것이 무관하지 않다면,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자력갱생’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기존의 ‘선군시대 경제건설노선’의 수정 가능성을 보이는 등의 중대한 정책전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김정은 팀의 영향력 확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지난 11월 30일의 화폐개혁도 김정은 팀이 주도했다는 주장이 북한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므로 해외유학파인 김정은의 후계체계 구축 진전이 최근 북한의 대내외 정책 전환에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남통미(通南通美) 기조와 평화체제․비핵화 병행 전략


  북한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여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강조하였다. 북․미 사이의 적대관계 종식에 대해서도 언급하였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짧게 언급하는데 그쳤다.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은 작년 8월부터의 대남 관계와 대미 관계 개선을 병행 추진하겠다는 통남통미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남북관계 발전을 도외시하고 북․미 관계 개선에만 집착하는 통미배남(通美排南) 입장을 추구하지 않는 것은 한국정부가 남북대화를 통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은 또한 신년공동사설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조선반도의 공고한 평화체제를 마련하고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일관하다”고 강조함으로써 ‘대화와 협상’이 잘 진행된다면 핵을 포기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리고 비핵화에 앞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올해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를 병행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히고 있다.


한․미의 대응 방향


  북한이 이처럼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므로 한국정부가 올해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고자 한다면, 북한이 핵 포기의 조건으로 요구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에 대해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구상을 미리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도 향후 대북 협상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연계되어 진전될 수 있도록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전략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난 12월에는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방북하여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북․미 간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였는데, 북핵 문제와 관련하여 김정일의 제일 책사(策士)라고 할 수 있는 강석주가 올해 미국을 방문하게 된다면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및 북핵 문제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이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석주의 대미 접촉면이 확대되고 그가 협상의 전면에 나서는 것은 미국이 북핵 협상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정부도 북한과 비핵화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하려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간의 회담을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북한과의 고위급 대화 없이 북한의 핵 포기를 직접 설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한국정부는 올해 장관급회담과 총리회담 개최에 이어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북한의 핵 포기를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도 강석주의 방미와 클린턴 국무장관의 방북, 그리고 필요하다면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북한이 올해 핵 포기의 결단을 내리도록 설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소개:
정 성 장(鄭成長)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 수석연구위원,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정책위원장
우) 461-370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대왕판교로 400
세종연구소
TEL: (+82-31)750-7542 / FAX:(+82-31)723-6508
MOBILE: 010-5277-7969
E-mail: davidcheong@chol.com; sccheong@sejong.org



Chairman Kim Jong-il's heir apparent, Jeong-Eun, seen to have gained strength


There are signs indicating the possibility of North Korea's replacing  of its 'military first' policy with an 'economy first' one and use of  an open-door policy instead of its isolation-oriented one of the past. This was disclosed on Jan. 5, 2010 by Dr. Cheong Seong-Chang, senior fellow of the Inter-Korean Relations Studies Program of the Sejong Institute in Seoul in an article entitled 'Sejong Commentary.' Dr. also linked the new development in North Korea to the possibility of substantially increasing influence of Kim Jong-Eun, the third son of chairman Kim Jong-il of the Military Affairs Commission of North Korea, who is widely known as Chairman Kim's heir apparent. The major policy change and attitude on the part of the North Korean regime is well reflected in the joint New Year editorials of the major daily newspapers and other forms of the mass communications media of North Korea.


The editorials, which normally reflect the views and wishes of Chairman Kim and his (North) Korean Workers' Party, stressed the importance of developing the light industry and agriculture (producers of goods and foods for the everyday use of the people of North Korea). Dr. Cheong said that the editorials even indicated the possibility of change of the development strategy, which merits keen attention.Cheong said that there are strong possibilities of Junior Kim's deep involvement in the direction of the editorials of the major newspapers of North Korea, where the 'Military First' policy was changed to an 'Economy First' one and North Korea's isolation policy (characterized by the 'Self-reliant Policy' which North Korea had consistently pursued in the past) gave way to one that envisages increased cooperation and exchange with the outside world. Dr.Cheong feels that grooming of Kim Jong-Eun as Chairman Kim's heir has made a good measure of progress and reached a point where the Junior Kim's wishes were reflected in the official propaganda organs of North Korea such as Rodong Shinmun and (North) Korean Central News Agency.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