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호주 현지 중국계 언론도 통제…"거의 95% 영향권"
상태바
중국 정부, 호주 현지 중국계 언론도 통제…"거의 95% 영향권"
  • 피터조 기자
  • 승인 2016.07.11 15: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피터조 기자]  중국 정부가 광고 등을 무기로 호주 내에서 중국어로 발행되는 군소 언론에 대해서도 통제를 가하고 있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정부가 호주에서 발행되는 거의 모든 중국어 매체에 대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민감하거나 중국 정부나 공산당에 비우호적인 기사들은 두서너 개의 매체를 제외하고는 차단되고 있다고 전했다.

친중국 성향의 한 중국어 신문 편집자는 "호주 내 중국어 매체의 거의 95%는 어느 정도 중국 정부의 영향 아래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당근과 채찍을 구사하면서, 자신들의 입장에 어긋나는 기사를 쓰는 매체의 광고를 철회하고 대신 이를 우호적인 매체들에 돌리고 있다.

호주 내 중국계 언론 거의 모두가 무가지로 운영되는 군소 매체로 광고에 생존이 걸린 만큼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시드니에서 발행되는 한 독립적인 신문의 경우 최근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 기념식 관련 기사를 둘러싸고 중국 영사관 직원들과 갈등을 빚은 후 광고가 취소되는 일을 겪었다.

이 신문은 올해 초에는 중국 본토의 주방용품 업체와 맺은 1년 광고가 갑자기 취소되기도 했다. 호주를 찾은 중국 관리가 이 광고를 본 뒤 중국 회사 측에 광고 철회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통제는 외국 기업들도 피해갈 수 없다.

한 독립 매체는 지난해 시드니 내 5성급인 소피텔 계열 호텔에 자사 신문을 공급하기로 했으나 수주 후 호텔 측으로부터 계약 취소를 통보받았다. 중국 내 장기 적출과 관련한 기사가 문제가 됐고, 소피텔 측으로서는 중국 사업 때문에 압력을 물리치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밖에 중국 당국이 불법으로 규정한 법륜공(法輪功·파룬궁) 산하 매체 기자 2명은 올해 호주 정부기관이 마련한 중국 관련 행사를 취재하러 갔다가 중국 영사관 직원들의 눈에 띄면서 주최 측으로부터 취재를 거부당했다.

2000년대 중반 시드니에서 잠깐 중국어 신문을 발행했던 시드니공대(UTS) 청이 펑 부교수는 당시 광고 취소 압력뿐만 아니라 중국어 대학과의 협력 봉쇄나 중국 정부의 비자발급 거부 등의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아예 친중국 성향의 기업이 독립성향의 매체를 사들여 운영하는 등 중국어 언론들의 사정은 더 열악해지고 있다. 젊은층을 노린 온라인 뉴스들 또한 중국 인터넷 검열 당국의 감시 아래 있다.

펑 부교수는 "중국이 더 많은 돈을 가진 만큼 지금은 사정이 훨씬 더 악화됐다"며 호주 내 중국 공동체의 주요한 문화 소비라는 게 여전히 당의 선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펄럭이는 오성홍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