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하경제 GDP의 30% 수준…테러자금조달 잠재적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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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하경제 GDP의 30% 수준…테러자금조달 잠재적 위험"
  • 김수아 기자
  • 승인 2016.07.0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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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수아 기자]한국에서 테러자금이 조달될 잠재적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경훈 동국대 교수는 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한 '국가 자금세탁 위험 평가' 공청회에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30% 내외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국내에서 테러자금조달이 발생한 사례는 거의 없지만, 잠재위험은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지하경제는 정부에 공식적으로 포착되지 않는 경제 활동으로 성매매, 마약거래, 기업 비자금 등을 가리킨다.

2013년 오스트리아의 프리드리히 슈나이더 교수는 한국의 GDP 대비 지하경제 규모를 2010년 기준 24.7%로 추정했지만, 일각에서는 신뢰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수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강 교수는 고액권 지폐인 5만원권이 지하경제에 활용될 수 있다며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현금거래 비중은 다른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거래와 보관이 수월한 5만원권의 경우 은닉 등 불법자금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올해 1∼5월 5만원권 환수율은 48.2%에 그쳐 80%가 넘는 다른 지폐보다 훨씬 낮았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국가 자금세탁 위험 평가 공청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는 무역, 거래, 노동 및 자본시장의 개방도가 높은 편이고 이를 통한 자금세탁의 취약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배영수 서울시립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자금세탁 위험도를 분석한 발표에서 조직폭력, 위조, 게임·도박·사행행위, 위조를 고위험 범죄로 분류하고 "이들 범죄가 최근 지능화되면서 시세조종, 탈세 등과 긴밀히 연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마약, 지적재산권 침해, 뇌물·부패, 납치·인신매매에 대해선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범죄로 규정하고 종합적인 대책 및 단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축사에서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의 선진화와 관련해 변호사, 회계사, 귀금속상 등 비금융 전문직에게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고 법인과 신탁 등에 실명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명제는 금융정보분석원(FIU), 법집행기관이 법인과 신탁 제도의 탈세, 자금세탁을 막기 위해 실소유자 정보에 즉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또 임 위원장은 자금세탁 범죄의 수사, 기소, 몰수를 강화해야 한다며 "범죄의 유인을 없애고 처벌의 실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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