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니켈 공포'…코웨이 얼음정수기 논란에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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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니켈 공포'…코웨이 얼음정수기 논란에 불안↑
  • 김광수 기자
  • 승인 2016.07.0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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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광수 기자]국내 1위 정수기 대여(렌탈) 업체인 코웨이의 얼음정수기에서 이물질(니켈)이 검출되면서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웨이는 검출된 니켈의 양이 적고 인체에 무해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일상에서 자주 쓰는 다양한 제품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생활화학제품에 쏠렸던 공포가 정수기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2011'에 마련된 웅진코웨이 부스.

 

◇ 국내에 섭취 기준 없는 니켈…유해성 논란 이어질 듯

5일 코웨이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얼음정수기 일부 제품에 들어가 있는 부품의 니켈 도금이 벗겨져 소비자가 이를 정수된 물과 함께 섭취하게 되면서 벌어졌다.

통상 니켈은 정수기 부품은 물론 수도꼭지나 주전자 등 일상 속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물질이다. 견과류나 녹차 등에도 니켈 성분이 함유돼 있다.

문제는 도금이 벗겨진 것처럼 맨눈으로 볼 수 있을 만큼의 니켈을 섭취할 경우를 가정한 안전 기준이 국내에 없다는 것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국내에 (이번에 문제가 된 것과 같은 방식의) 니켈 섭취 기준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 등 해외 기준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니켈 1일 섭취량을 0.5㎎으로 제한하고 있다.

코웨이는 샘플 1천여개를 대상으로 자체 검사한 결과 이런 EPA 기준의 10분의 1∼20분의 1 수준의 니켈이 검출됐기 때문에 소비자 건강에 유해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니켈은 중금속인데다 흡입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섭취 기준이 없다는 것이 곧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소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문제 제품에 대한 결함 여부와 안전성 조사에 나서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정수된 물의 유해성 여부 검증과 얼음정수기 부품의 유해성 여부 검증 등을 담당하는 부처가 서로 달라 어느 부처가 어떤 형태로 검사에 나설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소비자 불안 증폭…"옥시 반면교사 삼아야"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적지 않은 불안을 겪은 소비자들이 이번에는 '정수기 불안'에 떨게 됐다.

실제로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일으킨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HMG/PGH) 등의 화학물질 역시 살균·소독제로 다양한 생활화학제품에 쓰이는 성분이었지만 피부 독성이 아닌 흡입 독성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어 이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수년간 이어졌다.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MIT) 계열의 가습기 살균제 성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해성과 관련한 갑론을박이 끝나지 않고 있다.

정수기는 며칠에 한 번 쓰는 제품이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처럼 집에 있는 시간에는 상당히 자주 이용하는 제품이라는 점도 소비자의 불안을 더하는 요인이다.

소비자들은 니켈의 유해성 자체는 물론 코웨이가 정수된 물을 통한 니켈 음용 섭취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론을 자체적으로 내리고 공식 사과나 리콜 공지 등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자사 얼음정수기에서 중금속이 섞여 나온다는 사실을 1년씩이나 알리지 않은 기업의 의사결정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아이를 둔 직장인 김선형(33·여)씨는 "소량의 니켈은 먹어도 된다는 소리가 정수기 회사에서 할만한 말은 아니다"라며 "시장점유율을 믿고 자사 제품에 대한 문제를 끝까지 '조용해' 덮고 넘어가려다가 역풍을 맞은 옥시의 모습을 반면교사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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