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조선소 근로자에 "밥값 내라"…'무상급식' 폐지 예고
상태바
경영난 조선소 근로자에 "밥값 내라"…'무상급식' 폐지 예고
  • 김수아 기자
  • 승인 2016.06.28 1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김수아 기자]"공짜 식사는 없다. 이젠 아침·저녁 밥값을 내야한다."

경영난으로 각종 경비 절감에 나선 거제 삼성중공업이 그동안 공짜로 제공해온 아침과 저녁 밥값을 받기로 해 근로자들 반발이 예상된다.

28일 삼성중 사측이 최근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에 따르면 회사측이 복지 차원에서 그동안 시행해 온 각종 혜택이 없어지거나 축소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아침 및 저녁 밥값 '현실화' 안이다.

▲ 버스 기다리는 거제 조선소 근로자

 

사측은 자구안에서 "복리후생 축소를 시행한다"며 아침·저녁 밥값 현실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 노동자협의회(노협)는 "이는 무료로 제공해온 아침·저녁 밥값을 얼마가 됐든 받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사측은 근로자 복지 차원에서 그동안 아침 및 저녁 식사를 무료로 제공해왔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근로자나 퇴근 시간 이후 남아서 잔업을 처리하는 근로자들을 배려하기 위한 조치다.

그런데 '무료 급식'을 중단하고 '수익자 원칙'에 따라 돈을 받도록 하겠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사측에서는 현재 한 끼당 5천원정도를 부담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 근로자 4만여명 가운데 아침과 저녁을 무료로 먹는 근로자는 줄잡아 2만명쯤 된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만일 이들로부터 끼당 5천원씩 받으면 5일 근무를 기준으로 근로자 1인당 한달 20만원이상 부담해야 한다.

1년이면 240만원으로 적지 않은 돈이다.

사측은 무료 급식을 없애고 끼당 5천원씩 받으면 연간 500억원 이상의 경비를 절감하게 되는 셈이다.

사측과 노협은 이 부분을 놓고 아직 공식 협상을 진행하진 않고 있다.

▲ 삼성중 노동자협의회가 사측의 구조조정안에 반발해 현판을 떼 사장실에 전달하고 있다.

노협이 사측이 제시한 자구안에 반발, 노협 현판을 떼 사측에 전달하고 28일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한 상황이어서 양측간 대화 통로는 현재 사실상 막혀 있기 때문이다.

사측 관계자는 "회사가 워낙 어렵다 보니 무료 급식 등 각종 복지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채권단에 내놓았다"며 "노협 반발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협 관계자는 "무료 급식은 근로자 복지 차원에서 사측과 노협이 이미 합의해 진행하고 있는 제도"라며 "회사가 일방적으로 무료 급식을 폐지하고 돈을 받겠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자구안에 따르면 사측은 무료 급식 이외에 학자금 지원 삭감, 의료실비 연금저축 폐지, 회사 창립기념일 휴무 폐지 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사측은 지난 15일 아침 사내방송 등을 통해 임원 임금 반납과 1천500명 희망퇴직 등 내용이 담긴 자구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2018년 말까지 3년간 경영상황과 연계해 전체 인력의 30∼40%를 '효율화'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약 1천5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로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