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그리스 조선·해양 업계 "협력 확대해 위기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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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그리스 조선·해양 업계 "협력 확대해 위기 극복"
  • 김형대 기자
  • 승인 2016.06.0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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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형대 기자] 전 세계적인 조선·해양 경기 불황 속에 그리스와 한국의 조선·해양 업계가 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

주 그리스 한국대사관과 그리스 경제산업연구소는 8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2016 한국-그리스 해양협력 포럼'을 열고 현재 한국과 그리스, 전 세계 조선·해양 업계가 처한 상황을 조망하고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

세계 최대의 조선해양 박람회인 '2016 포시도니아'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 자리에는 토도리스 드리차스 그리스 해양장관, 디미트리오스 마르다스 그리스 외무차관, 타키스 아타나소풀로스 그리스 경제산업연구소 이사회 의장 등 그리스 유력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안영집 주 그리스 한국대사는 기조연설에서 "한국과 그리스 양국은 조선과 해운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며 "세계 경기 둔화로 관련 산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이 자리를 계기로 양국의 조선·해운 협력이 더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드리차스 해양장관은 환영사에서 "그리스와 한국은 역사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바다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나라들"이라며 "불안정한 세계 경제로 해양 산업도 큰 도전에 직면했지만 선박 건조 분야에서, 선박 소유에 있어 각각 세계 최고의 지위를 구축해온 한국과 그리스는 조선과 해운 뿐 아니라 항만, 물류 분야 등에서도 협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공동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서영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 김영무 한국 선주협회 부회장 등이 나서 한국의 조선, 해운 산업이 처한 상황과 미래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현대중공업 정영수 연구원이 스마트선박 등 한국 조선업계의 기술적 성취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그리스측에서는 라스카리디스 해운의 파노스 라스카리디스 최고경영자(CEO)가 환경 문제가 그리스 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 마리아 레카쿠 에게대학 교수가 그리스 해운 산업의 구조에 대해 각각 설명했다.

그리스는 인구 1천만이 조금 넘는 소국이지만 해양 국가의 강점을 살려 전 세계 선박의 약 20%, 유럽 전체 선박의 절반 가량을 소유하고 있는 선박 강국이자 조선업계의 '큰손'이다.

그러나, 세계 경기 둔화와 선박 과잉 공급으로 인한 조선 경기 불황의 여파로 2014년 192척의 배를 발주한 그리스는 지난해에는 111척의 배를 주문하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 신규 선박 발주 건수가 2009년 이래 처음으로 0건에 그치는 등 그리스 선박 발주량은 대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조선·해양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공감대가 그리스 선사들 사이에 퍼짐에 따라 선박 발주가 재개될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 유력 선사인 안젤리쿠시스가 이날 대우조선해양에 6천700억원 규모의 LNG선 2척,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을 발주하는 계약을 맺은 것도 경기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그리스 해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선박이 너무 많아 조선해양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바닥'에 근접했다는 시각은 공통적"이라며 "경기가 최소한 '무릎' 정도에는 와 있다고 보는 발빠른 선주들은 선제적으로 배를 발주함으로써 시장을 선도하려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8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한국-그리스 해양협력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는 토도리스 드리차스 그리스 해양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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