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옥시, 가습기 유해성 인정하는 보고서 4건 추가 은폐"
상태바
檢 "옥시, 가습기 유해성 인정하는 보고서 4건 추가 은폐"
  • 김영목 기자
  • 승인 2016.06.03 1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김영목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RB코리아)가 원료물질 유해성을 인정하는 해외 실험보고서를 여럿 은폐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최근 옥시측으로부터 해외 연구소에 의뢰한 실험보고서 4건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 가운데 3건을 임의제출 형태로 확보했다.

미국 연구소에서 작성된 게 2건이고 나머지 하나는 인도 소재 연구소에서 만들어졌다. 다른 1곳은실험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2012년께 작성된 이들 보고서는 하나같이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흡입독성이있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옥시측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혐의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물증으로 보고 있다.

옥시 측이 해외 연구소에 유해성 실험을 의뢰하고 그 결과를 은폐한 시점은 모두 거라브 제인(47·인도) 전 대표가 최고경영자로 있던 때다. 검찰은 제인 전 대표가 해당 실험 결과와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제인 전 대표는 "업무 때문에 바쁘다"며 검찰의 피의자 신분 출석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그는 최근 현지를 방문한 국내 한 언론사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 나아가 이런 비극으로 고통받는 한국 국민에게 진심으로 배려의 마음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제품 판매중지 명령을 내리기 전 자발적으로 문제 되는 제품이 회수되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수사기관에 최대한 협조를 하고 싶지만 한국의 현 상황에 비춰볼 때 입국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 요구에 불응하면서 언론에 자기 입장을 얘기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결국 자기변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다음 주 중 제인 전 대표에게 질의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내 서면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제인 전 대표 외에도 외국에 거주하는 사건 관련 외국인 6명에게 변호인을 통해 출석을 요구했으나 3명은 소환에 불응했고 2명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나머지 1명은 거주지 불상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거주지가 확인된 5명에게도 이메일 서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에 불응하는 외국인 임원들 강제로 입국시킬 방법이 마땅치 않다. 범죄인인도가 있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쉽지 않다"며 "이들을 직접 조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