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첫 주연 곽도원, “다음에 주인공 하면 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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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첫 주연 곽도원, “다음에 주인공 하면 잘할 것”
  • 김영목 기자
  • 승인 2016.05.0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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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뺀다는 의미 이제야 알아…힘든 현장이 좋았다"

[코리아포스트 김영목 기자] 배우 곽도원에게 영화 ‘곡성’은 특별하다. ‘신스틸러’로 명성을 쌓은 그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 주인공이라 힘을 빼는 것이 힘들었다"고 했다. '힘을 뺀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곽도원은 4일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곡성'을 연출한 나홍진 감독의 말을 빌려 이렇게 설명했다.

"조연은 어느 신에서 그 신의 주인공이 돼 그 신을 '따 먹으면' 되지만 주인공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더라. 주인공은 병풍처럼 존재하면서 조연을 감싸줘야 한다. 주인공의 연기가 과하거나 힘이 들어가면 조연들이 따 먹어야 할 신을 따 먹지 못하고 관객은 주인공 한명만 쳐다보게 돼 작품이 지루하게 된다."

그는 나 감독의 주문처럼 '곡성'에서 힘을 빼는 연기를 했을까.

곽도원 "그 감을 몰라 그냥 열심히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이제야 힘을 빼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다"면서 "다음에 주인공을 하면 잘할 것"이라며 웃었다.

곽도원은 이번 영화에서 곡성파출소 경찰 종구 역을 맡았다. 다소 무능한 경찰이지만 자신의 딸 효진(김환희)이 이상한 증세를 보이자 딸을 살리고자 부단히 애를 쓴다.

영화는 마을에 외지인이 나타나고서 연이어 발생한 괴이한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 사건의 배후가 누구인지가 이 영화가 던지는 중요한 수수께끼다.

그는 "큰일이 닥쳤을 때 나이만 먹었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며 "그런 인물이 종구라는 캐릭터"라며 자신이 맡은 배역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믿음이, 허상이 우리에게 주는 것이 무엇일까가 작품 전체에 깔렸다"며 그가 생각하는 영화의 주제의식을 말했다.

딸 역을 맡은 아역배우 김환희의 연기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아직 가정을 꾸리지 않은 그에게 아버지로서 딸을 걱정하는 연기가 쉽지 않았는데 김환희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그는 "딸이 악몽을 꾸다 아빠를 보고 우는 장면이 있는데 저는 딸 아이에 반응만 하면 됐다"며 "딸이 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울게 된다"고 말했다.

나 감독은 현장에서 철두철미하게 최선의 장면을 뽑아낼 때까지 촬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는 6개월간 150여일을 촬영하는 '강행군'을 벌였다.

곽도원은 전라도 사투리를 익히려고 곡성에 한달간 숙소를 잡고 생활하기도 했다.

곽도원은 "쉬는 날이 없어 너무 힘들었지만 죽을 것 같이 하는 현장이 좋다"고 했다. 한번 영화로 제작되면 되돌이킬 수 없는 매체의 특수성 때문이다.

"연극은 오늘 못하면 내일 무대에서 잘하면 된다. 공연이 끝나는 날까지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영화는 한번 찍히면 추석이나 설 때마다 방영되고 DVD로도 나와 사람을 계속 괴롭힌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에서도 자신의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열 댓 군데나 된다고 했다.

나 감독에 대해서는 "인간적으로 어느 정도 타협할 수 있지만 나 감독은 그런 것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며 "나이는 저보다 한살 어리지만 큰 어른처럼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곽도원은 '곡성'이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처음으로 칸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이에 대해 "남의 부잣집 이야기"라며 칸영화제 참석에 따른 기대를 별로 보이지 않으면서 "칸에 가면 일만 한다고 하더라"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재미있는 캐릭터가 오면 주인공뿐 아니라 다른 것도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주연만을 고집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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