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에도 건재한 한양도성, 60년前 미군 렌즈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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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에도 건재한 한양도성, 60년前 미군 렌즈로 확인
  • 김백상 기자
  • 승인 2015.10.1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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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김백상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눈앞에 둔 서울성곽(한양도성)의 한국전쟁 중 모습이 당시 참전한 미군 병사의 렌즈에서 뒤늦게 확인됐다. 전쟁통인데도 남산자락에 건재하게 서 있는 성곽의 모습과 잔잔한 풍경이 인상적이다.  1951년부터 1953년까지 미8군 제3철도수송단에서 상병으로 근무한 듀이 맥린(Dewey McLean, 82) 박사는 12일 연합뉴스에 1952년에 찍은 한양도성 사진 5장을 보내왔다.

SEOUL CITY WALL, NAMSAN MOUNTAIN

미국 버지니아텍에서 세계적 지질학자로 이름을 남긴 맥린 박사는 참전 당시 캐논의 1949년 IIB(Version 1) 카메라로 250장의 한국 풍경·인물 컬러사진을 남겼으며 그 중 일부는 최근 소개돼 서울역사박물관에서도 사료로 확보했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첫 번째 사진은 당시 5년제였던 용산중학교 운동장 옆 언덕 위에서 남산 정상을 보고 찍은 사진으로 산의 왼쪽 등줄기로부터 정상까지 성곽이 선명하게 보인다.

운동장에 외롭게 선 축구 골대도 인상적이며 왼쪽 주택들은 후암동, 오른쪽은 해방촌이다.  두 번째 사진도 비슷한 위치에서 찍은 것으로, 황량한 겨울 풍경과 성조기 뒤로 산등성이를 따라 줄지은 성곽의 모습을 명확하게 볼 수 있다.  OLD GLORY, 3rd TMRS HEADQUARTERS COMPOUND, YONGSAN

세 번째 사진은 지금은 사라진 일제 조선신궁 남쪽에서 남산을 향해 찍은 것으로, 허물어진 데 없이 제자리를 지킨 성곽의 모습이 좀 더 크게 확인된다.

네 번째 사진은 회현자락에서 본 성곽의 모습이다.  마지막 사진은 조선신궁 바로 위 성곽에서 포즈를 취한 맥린 박사의 모습인데, 뒤편에 무너짐 없이 빼곡하게 쌓인 성곽의 돌들이 인상적이다.

사진들을 찍은 맥린 박사도 사진을 찍은 후 60여 년이 지난 최근까지 사진에 보이는 성곽이 한양도성이란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맥린 박사는 재미 민간사학자 유광언씨로부터 사진에 한양도성이 있는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수일 작업 끝에 오래된 사진들을 어렵게 확대하는 데 성공, 한양도성의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 차례 뇌수술 후 회복 중인 맥린 박사는 "다시 한국을 찾을 수 있다면 남산에 올라 현대의 서울을 보며 머릿속 옛 모습과 비교해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유씨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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