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확률형아이템 조작' 제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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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확률형아이템 조작' 제재 착수
  • 브라이언 홍
  • 승인 2023.01.0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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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코리아가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뽑기형 아이템) 관련 정보를 조작했다는 혐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경쟁당국은 2018년에도 넥슨의 확률형아이템 허위 정보 표시 혐의에 대해 과징금 등 제재 조치를 내린 바 있다.

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넥슨의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조작 혐의에 대해 조사를 마무리하고, 제재 의견을 포함한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률형 아이템은 소비자가 아이템을 사기 전까지 어떠한 아이템을 획득하는지 알 수 없는 '뽑기형 아이템'이다.

구체적으로 공정위는 넥슨이 롤플레잉게임(RPG) '메이플스토리' 등을 운영하면서 확률형 아이템이 나올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그 확률을 속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2021년 4월, 지난해 6월 등 두 차례 경기도 성남시 넥슨 본사에 현장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면서 아이템 노출 확률을 거짓·과장하거나 기만적으로 소비자를 유인할 경우 제재를 받게 된다.

이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2021년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NC소프트의 '리니지(M, 2M)' 등에 대해 확률형 아이템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위에 조사를 요구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하 의원 측은 "확률형 아이템을 두고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이 들어가지만, 게임 업계는 확률 정보를 숨기고 있어 스스로 확률을 모두 공개하지 않으면 조작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확률 조작 의혹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게임 이용자들도 확률형 아이템 구입에 막대한 금액을 지불했지만, 원하는 아이템이 뽑히지 않는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2018년에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허위로 표시한 혐의로 넥슨에 과징금 9억39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다만 대법원은 공정위의 과징금을 대폭 줄여 4500만원으로 확정했다. 넥슨의 전자상거래법 위반은 인정하면서도 매출액을 기반으로 산정한 공정위의 과징금에 문제가 있었다는 판단이었다.

앞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첫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 게임에서의 확률형 아이템 판매 관련 확률 조작 행위에 대한 조사를 연내 마무리하고 심의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공정위는 올해 중 전원회의(법원 1심 기능)를 개최하고, 넥슨의 관련 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관련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게임사가 이용자들에게 공지한 확률이 맞는지 투명하게 검증할 방법은 마땅찮은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슈가 된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도 우연한 계기로 사후에 불거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례로 지난해 2월 게임 업계에 연쇄적인 '트럭 시위' 사태를 불러온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논란은 '아이템에 부여될 수 있는 추가 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된다'는 테스트 서버의 패치 노트를 접한 이용자들이 '그렇다면 지금까진 동일한 확률이 아니었단 말이냐'는 취지로 반발하며 확산했다.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는 지난달 새로 출시한 뽑기인 '신규 지휘관 전용 모집'에서 조작 논란이 발생해 결국 제작진이 사과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 역시 일부 이용자로부터 '게임사 측 상품 설명대로라면 나올 수 없는 캐릭터가 뽑기에서 나왔다'는 증언이 나오며 불거졌다.

실수든 고의든 간에 게임사가 뽑기 확률을 부정확하게 공시하더라도, 조작 정황이 외부로 드러나기 전까지는 소비자들이 확인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게임 확률에 대한 제삼자의 검증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외 웹보드·소셜카지노 업계에서는 공신력 있는 외부 인증 기관을 통한 RNG(무작위 난수 생성기) 인증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RNG 인증은 인증기관이 게임 결과 데이터를 분석해 게임 속 확률에 인위적 개입이 없음을 증명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네오위즈[095660]와 NHN[181710]은 서비스하는 고스톱·포커류 게임의 패 분배에 공정성을 기하고자 글로벌 게임 확률 인증 기관 'GLI'의 RNG 인증을 받은 바 있다.

확률형 아이템도 기본적으로 난수생성에 따른 확률에 기반해 아이템 획득을 결정하는 만큼, 비슷한 인증을 적용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게임물관리위원회 등의 공공기관이나 자율규제 기관인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가 GLI처럼 공신력 있는 확률형 아이템 검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GSOK는 현재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자율규제 인증제도'를 실시해 이를 통과한 게임에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있으나, GSOK 강령에 맞게 공시를 이행하는지가 중점이고 확률을 검증하는 절차는 없다.

이미지 출처=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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