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서정, 도마 동메달 획득하며 한국 여자체조 첫 메달...'여홍철 딸' 아닌 '여서정'으로 인정받다
상태바
여서정, 도마 동메달 획득하며 한국 여자체조 첫 메달...'여홍철 딸' 아닌 '여서정'으로 인정받다
  • 이로운 기자
  • 승인 2021.08.02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서정 선수가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경기를 치르는 모습(사진출처:게티이미지)
여서정 선수가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경기를 치르는 모습(사진출처:게티이미지)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이로운 기자] 여서정(19·수원시청)이 도쿄 올림픽 여자 도마서 고대했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체조가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서정은 1일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도마 결선에서 14.733점을 기록, 전체 8명 중 3위에 올랐다.

여서정의 동메달로 대한민국 여자 기계체조 역사가 새로 작성됐다. 

나아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아버지인 여홍철 경희대 교수가 남자 마루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25년 만에 딸이 시상대에 오르며 사상 첫 '부녀 메달리스트' 탄생을 알렸다.  

여서정은 결선 1차 시기서 난도 6.2점짜리 '여서정' 기술로 승부수를 띄웠다.

'여서정' 기술은 앞 공중 720도를 도는 기술로, 아버지인 여홍철 교수가 1994년 완성한 '여2(양손으로 도마를 짚은 뒤 두 바퀴 반을 비틀어 내리는 기술(난도 5.6점)보다 반 바퀴(180도)를 덜 도는 난도 높은 기술이다.

2019년 6월 국제체조연맹(FIG) 규정집에 난도 6.2의 기술로 공식 등재됐다.

부담스러운 1차시기였지만 여서정은 깔끔한 착지로 15,333점(난도 6.2000점·수행점수 9.1333점)을 받았다.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하지만 2차시기가 아쉬웠다. 난도 5.4의 유리첸코(옆으로 손 짚고 뒤로 손 짚어 뒤공중 720돌기) 착지에서 발이 밀리면서 뒷걸음질 쳤고, 14.133점을 기록했다.

평균 점수가 14.733점으로 떨어지면서 여서정은 끝까지 조마조마하게 다른 선수들의 시도를 지켜봤는데, 마지막에 환호했다.

여서정의 동메달로 한국 체조는 통산 10번째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도마에서 박종훈이 동메달을 목에 건 이후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금 1, 은 4, 동 4개 등 총 9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지금까지는 남자 선수들만 올림픽 시상대 위에 올랐는데 여서정이 새 이정표를 세웠다.

이날 금메달은 브라질의 레베카 안드라지(15.083점)가 차지했고, 은메달은 미국의 미키알리 스키너(14.916점)가 가져갔다.

여서정 입장에서는 '체조 여제'였던 미국의 시몬 바일스가 올림픽에 대한 중압감으로 인해 도마 개인결선에 불참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도마는 기술 난도 점수와 수행 점수를 합산한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2차례 시도해 평균 점수로 최종 순위가 가려진다. 난도 점수가 높아야 수행점수가 깎이더라도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