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당 환영한 당내 대권주자…치열한 경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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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당 환영한 당내 대권주자…치열한 경쟁 예고
  • 김진수
  • 승인 2021.07.3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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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독자행보를 끝내고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그동안 야권의 대장주로 꼽히면서도 외부에서 독자행보를 이어온 윤 전 총장은 입당과 함께 당내 견제 극복, 외연확대, 정책과 비전 제시를 통해 국정 운영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는 평가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윤 전 총장은 30일 오후 1시50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을 만나 입당 의사를 밝히고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지난 3월4일 검찰총장에서 사퇴한지 148일만, 지난 6월29일 대권도전을 선언한지 31일만의 일이다.

윤 전 총장은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입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야권의 유력 주자로 꼽히면서도 입당에 거리를 뒀던 것과 달리 이제는 제1야당의 일원으로 대권도전에 나서겠다는 선언이다.

윤 전 총장의 합류로 국민의힘 경선구도는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8월말 야권통합 경선버스를 외치던 이준석 대표는 "8월 출발하는 경선버스론에 화답했고, 출발 한 달 전에 먼저 앉겠다고 해 의미가 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윤 전 총장 합류를 환영했다.

대권도전 선언 이후 외유를 마친 만큼 이제는 당내 경쟁을 뚫고 본선으로 향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견해다.

우선 치열한 당내 견제를 극복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는 그동안 윤 전 총장을 향한 비판을 자제해왔다. 윤 전 총장 입당에 당내 대권주자들은 일제히 환영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입당이 가시화된 시점부터 견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상태다.

일찌감치 '윤석열 저격수'로 날선 공세를 펴온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수신제가도 못 한 사람이 치국평천하를 하겠다는 것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라며 윤 전 총장 부인 등의 신상을 둘러싼 의혹을 겨냥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에는 당시 윤 전 총장의 검찰수사를 겨냥하며 정체성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지난 29일 당내 경선후보 모임에서도 견제 목소리가 쏟아졌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간담회에서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반문, 정권심판만 갖고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당내 지지세를 확대하기 위한 경쟁도 예고된다. 앞서 국민의힘 현직 당협위원장 4명이 윤석열 캠프에 합류하고, 현역 의원 40명이 윤 전 총장 입당을 촉구하는데 이름을 올리면서 친윤계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들은 윤 전 총장 입당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이들을 향한 견제도 본격화 할 전망이다. 윤 전 총장에 앞서 입당한 최 전 원장은 앞서 친윤계 인사들이 활동을 시작하자 "계파 갈등은 국민과 당원을 불안하게 하고 정권교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윤 전 총장에게 공개 회동을 제안하는 등 견제구를 날렸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가 망한 경험이 있다. 특정 후보 중심으로 이합집산하면 오합지졸이 된다"고 친윤계를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내달 2일 초선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자로 나서며 당내 스킨십에 시동을 건다. 견제에 대해 정공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 103명 가운데 초선 의원은 57명에 달한다.

외연확장도 과제로 꼽힌다. 윤 전 총장은 중도층뿐만 아니라 반문 진보층의 지지세를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로 입당을 미뤄왔다. 하지만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외연확장 노력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본선 경쟁력을 확보하고 당내 중진과 맞붙을 당내 경선에서 외연확장은 윤 전 총장에게 필요조건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윤 전 총장은 "입당한다고 해서 넓은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한 노력을 안 할 것도 아니다"고 지속적인 외연확장 계획을 밝혔다.

입당을 한 만큼 외부 견제에 대한 대응은 당에 맡긴 채 정채과 비전을 제시해아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그동안 민생행보를 펼치면서도 구체적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검찰총장이란 제한적 경험을 가진 만큼 국정을 책임질 자격이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불확실성을 없앴다는 점에서 윤 전 총장 입당은 좋은 결정으로 보인다"면서도 "비전과 정책을 보여줘야 한다. 거세질 당내 견제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외연확장 역시 윤 전 총장의 과제"라고 말했다.

곧 확정될 경선룰도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변수다.

윤 전 총장은 당내 경선과 관련해 당헌·당규를 따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예비경선에서 일반시민 여론조사 100% 적용하고, 본 경선에서 선거인단 50%,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본경선에서 당원비율이 50%에 달하는 만큼 윤 전 총장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윤 전 총장은 "당에서 결정한 바에 저는 따르겠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고"면서도 "가장 공정한 룰이라는 건 본선 경쟁력을 감안하는 게 공정하다고 일반 국민이 인식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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