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 금리 인상될까?...금융불균형에 시스템 위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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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중 금리 인상될까?...금융불균형에 시스템 위기 우려
  • 김진수
  • 승인 2021.07.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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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재정 확대로 자산 버블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이긴 하지만 금융 수장이 직접적인 언급을 내놓은 만큼 인상 시기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이 총재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융불균형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늦으면 늦을수록 더 많은 대가를 치르기 때문에 연내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연내라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도 경기회복에 대한 믿음을 내보였는데 경제가 정상화되고 있는 만큼 금리도 이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총재가 이 같이 강한 어투로 금리 인상 의지를 내비친데는 금융 불균형이 시스템의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 불균형은 낮은 금리로 인해 크게 늘어난 가계대출과 이를 이용한 빚투, 이것으로 이어지는 자산시장의 버블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를 막기 위해 선제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조6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11조3000억원이나 늘었는데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8조 4000억 원)보다 많았고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로는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을 내 투자)가 맞물린 결과로 정부도 이같은 대출에 대해서는 억제에 들어간 상태다.

그럼에도 가계대출은 계속해서 늘어가는 모양새다. 1년 전까지 빚이 없다가 새로 돈을 빌린 신규 차주는 1분기 38만 명이었지만 2분기에는 66만 명까지 늘었다. 신용도가 낮은 취약 차주도 많다. 취약 차주가 빌린 돈만 3월 말 기준 76조원이 넘는다.

결과적으로 금리 인상이라는 직접적인 수단을 써야할 시기가 왔다는 지적이다.

이 총재도 "정부가 노력을 하겠지만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낮은 금리가 오래가겠다는 기대가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그 시점을 연내는 시작할 수 있겠다고 해서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당장 다음달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지난 15일 금통위에서 7명의 금통위원 중 고승범 위원이 금리 인상 의견을 내기도 했다. 올해 남은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는 8월 26일, 10월 12일, 11월 25일까지 모두 세차례다.

실제로 8월에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연내에 한번 더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1%에 맞출 가능성이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 총재는 다음 회의부터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언급해 8월을 첫 금리인상 시기로 고려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총재의 발언들은 시장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이었고 8월 금리인상 시작과 함께 두 번째 인상이 곧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강화시켰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변수도 있다.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금통위가 코로나 확진자 추이, 대내외 경제 여건 등을 지켜보면서 금리 인상 시기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상황에 대해서도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회복세가 따라올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가 금리 인상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 않는 이상 8월부터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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