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변이 확산...비수도권 전파·전국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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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변이 확산...비수도권 전파·전국적 확산
  • 신영호
  • 승인 2021.07.0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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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대유행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시계를 6개월여 전으로 돌려서 3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12월로 가보자. 월 초반 하루 400명~600명대이던 확진자 수는 12월12일(0시 기준) 950명으로 급증했고, 다음날인 12월13일 1030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1000명대를 기록했다.

그로부터 올해 1월4일까지 23일 동안 열흘하고도 사흘에 걸쳐 1000명대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다.

3차 대유행이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컸다면 4차 대유행은 현존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 가운데 가장 강력한 전파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인도발 델타 변이가 복병이다.

방역당국은 하루에 발생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를 최대 1500~2000명까지 예측했다. 그 배경에는 델타형(인도)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제대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전제가 붙었지만, 지금 같은 확산 속도라면 하루 1500~2000명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는 이유다.

◇최근 4주간 주평균 확진자 10%씩 증가…방대본 "새로운 유행 진입"

수도권 감염재생산지수는 1.25 수준이다. 기초재생산지수는 감염자 1명이 전파시킬 수 있는 사람 수를 의미한다. '1'을 초과하면 백신을 맞지 않을 경우 자연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이 된다.

방역당국은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며칠 내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1500명대를 훌쩍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영중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7일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수도권 감염재생산지수 1.25가 하루 만에 1.3 또는 1.4가 될 수 있다"며 "1이 넘은 상황에서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확진자가 1000명대를 유지하면 조만간 1250명, 1500명, 2000명까지 갈 수 있다"며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방심하면 언제든지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방대본은 코로나19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4차유행'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배경택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최근 4주일 동안 주평균 확진자가 10%씩 증가했다"며 "새로운 유행에 진입하고 있는 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새로운 유행은 '4차유행'을 뜻한다.

앞서 이기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제1통제관도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오 4차유행 초입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수도권 감염자 10명 중 4명 변이…산발적 소규모 양상에 역학조사도 까다로워

방역 측면에서 현재 상황은 심각하다. 우리나라 인구 절반이 몰려있는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을 이끌고 있는 델타 변이 감염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1.5~2.5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내공간에서 감염자와 스치기만 해도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델타 변이는 수도권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3일까지 최근 1주간 수도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39.3%가 변이에 감염됐다. 표본검체 252건 중 99건에서 변이를 검출했다.

10명 중 4명꼴인데, 앞으로 그 비율은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형별로 보면 알파형 26.6%(67건), 델타형 12.7%(32건) 순이다.

현재 역학조사 중인 수도권 집단감염은 △서울 영등포구 음식점 관련 총 18명 △서울 성동구 학원 관련 총 14명 △서울 강남구 백화점 관련 총 48명 △인천 미추홀구 초등학교 관련 총 26명 △서울 마포구 음식점·경기 영어학원 관련 총 326명 등이다.

◇확진자 역대 최다는 1240명…비수도권도 안심 못해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최초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 이래 하루에 가장 많은 확진자 규모는 지난해 12월 25일 0시 기준으로 집계한 1240명이다.

7일 0시 기준으로는 1212명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일일 확진자 1000명대는 3차유행 초기인 지난해 12월과 1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지금이 그때와 유사하다는 우려가 크다. 하지만 방역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위험하다. 지금은 3차유행 때와 달리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지난 6일 신규 확진자가 746명에서 7일 하루 만에 1212명으로 급증한 것도 위험한 신호다. 일각에서는 방역당국이 신규 확진자를 벌써부터 1500~2000명까지 예측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 확진자가 나올 것임을 사전예고했다는 것이다.

델타 변이가 활동 범위가 넓은 20~30대 젊은 층이 자주 찾는 유흥시설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더욱이 지난해와 달리 코로나19는 소규모 집담감염 양상으로 번졌다. 소규모 집단감염은 코로나19 변이가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졌다는 걸 시사한다.

델타 변이는 갈수록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퍼지고 있다. 이기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비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방역적인 조치가 필요하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거리두기 단계를 자체적으로 격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에 적용하는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를 오는 14일까지 1주일 연장했다. 다만 지속적으로 현행 거리두기 체계를 연장하기보다는 적당한 시점에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감염 상황을 고려해 수도권에 최고 수준인 4단계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수도권 3개 지자체가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면, 매일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사적모임을 허용한다. 결혼식·장례식에도 친족만 참여할 수 있다.

전문가들도 방역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 당장 식당이나 카페 내 취식을 줄이고 포장·배달을 통해 사람이 모이고 접촉하는 것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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