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백신 첫날, 젊은층 '대거 예약'...인센티브 효과 더해지며 관심도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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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백신 첫날, 젊은층 '대거 예약'...인센티브 효과 더해지며 관심도 높아져
  • 신영호
  • 승인 2021.05.2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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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백신 당일예약 서비스가 시작된 첫날부터 신청자가 폭증했다.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까지 더해지면서 당초 백신 접종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던 젊은층의 접종률이 올라갈지 관심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27일 잔여 백신 폐기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네이버, 카카오톡 앱을 통한 '잔여백신 당일예약' 서비스를 오후부터 시작했다.

예약시스템은 시작과 동시에 신청자가 몰리면서 한 때 먹통이 되기도 했다. 카카오톡의 경우 '잔여 백신' 검색을 하면 흰 화면만 뜨는 현상이 30분 가까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후에도 지도상 잔여백신 수량이 뜨기까지 대기시간이 발생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백신 접종 위탁 의료기관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이미 전화로 예약 문의가 많았다"며 "온라인 예약이 시작되면서 더 많은 예약자가 몰릴 것 같다"고 했다.

보건소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기존 대기자만 세 자릿수에 달하지만 하루에 발생하는 노쇼 백신은 그에 미치지 못해 예약자가 백신 접종에 이르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노쇼 백신 접종에 예약자가 몰리는데는 여러가지 배경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접종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내놓은 인센티브가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이라면 직계가족 모임 인원 제한에서 빠진다고 밝혔다. 현재 직계가족 모임은 8명까지 가능한데 이 인원에서 접종자는 제외되는 것이다. 또 7월 첫 주부터 접종자는 실외에서 마스크도 벗을 수 있다. 특히 2차 접종까지 모두 마치면 5인 이상 사적 모임도 가능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에 지친 시민들은 마스크 면제만으로도 큰 메리트를 느끼는 형국이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접종률이 올라가는 형국에서 국가간 자가격리 면제도 이뤄진다면 여행도 보다 자유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쇼 백신 예약에는 특히 활동성이 높은 직장인과 젊은층들의 관심이 높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신규 확진자가 줄지 않음에도 이동량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지난 주말(5월22∼23일) 휴대전화 이동량을 분석한 결과 이틀간 이동량은 수도권 3464만건, 비수도권 3656만건 등 총 7120만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말(5월15∼16일) 이동량과 비교하면 수도권은 13.8%(419만건), 비수도권은 18.6%(574만건) 늘었다.

유행 초기에는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더라도 필수 이동을 삼가했지만 이제는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경제 활동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보복 소비에 따른 이동량도 많다.

노쇼 백신을 예약했다는 직장인 안모씨(영등포구·35)는 "요즘에는 백신 접종으로 생기는 부작용 보다 서둘러 맞고 감염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더 큰 것 같다"며 "대화를 나눠보면 이미 예약을 마친 주위 동료들도 꽤 많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등 백신 접종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젊은층에서 노쇼 백신과 접종 인센티브로 인해 접종에 대한 시각이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위에 인센티브를 누리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활동성 제약에 큰 불편을 느끼는 젊은층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이를 두고는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접종 우선 대상자인 노령층의 접종이 늦어지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동대문구 위탁 의료기관 관계도 "노쇼 백신 예약자는 대부분 젊은층"이라며 "고령층은 아무래도 디지털 정보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에 검색을 통해서 직접 문의나 예약을 하기 힘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접종 인센티브를 놓고도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돌파감염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은 상황에서 무증상 감염이 많은 젊은층의 노마스크가 많을 수록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국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 후 두 변이 예방 효과가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1차 접종 고령층이 가족 모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그 중 70%는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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