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 테마에세이ㅡ38번째 담대한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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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 테마에세이ㅡ38번째 담대한 여유
  • 이미영 객원기자
  • 승인 2020.08.18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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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ㆍ지끔쇼
양준일ㆍ지끔쇼

[코리아포스트 이미영 객원기자] 주말에 가족끼리 쉬고 싶은데, 친구가 눈치없이 놀러온다. 심지어 자고 간다면, 대략난감이다. 까칠한 필자는 다행히 살면서 그런일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얼마나 무례한 일인가. 어쨌든 대상이 다행히 친한 사이면 충분히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면 된다.

지난 8일 채널 다이아는 새로운 컨텐츠를 열었다. '재부팅 양준일, 양준일 직끔상담소'가 그것이다.

컨텐츠 내용은, 양준일이  상담소장으로서 구독자들의 고민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소통하는 것이다.

8일 [EP-1]에 이어 지난 16일 진행된 [EP-2]에서 양준일은 상당히 담대한 여유를 보여준다.

지난 16일, [EP-2]에 주목해본다.

'친구의 빈번한 방문' 에 대한 양준일의 답은 필자와 같다. 솔직하게 의사 표시를 하고 통하지 않는다면, 친구관계를 이어가기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몇 가지 소소한 고민 상담에 이어 진지한 고민 상담이 계속된다.

여섯 번째 사연이다.

'입양한 딸에게 입양 사실을 어떻게 알려야 할지'가 그것이다.

'입양'은 '양친과 양자가 법률적으로 친부모와 친자식의 관계를 맺는 신분행위'이다. 보통의 경우 입양 대상아는 타의에 의해서 입양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있다.

어린아이를 입양한 경우,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라는 점에서 공백감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특히, 아이가 거의 갓난아기일 때 입양된 경우, 양부모들은 아이에게 그들이 양부모라는 사실을 말해줘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양부모는 동시에 알려주었을 때 아이에게 줄 수있는 혼란과, 그렇지 않았을 때, 언젠가 아이가 우연히 알게 되면 배신감, 충격때문에 괴로워한다.

'재부팅양준일, 직끔 상담소'에 고민상담을 의뢰한 구독자는 갓난아이를 입양한 것이다. 여러번의 인공 수정과, 시험관 아기를 시도 했으나 실패하여 낙담 중 만난 아기라고 한다.

''아이가 태어나고 일주일 되었을 때 아이를 처음 봤습니다. 그리고11일째 집에 데리고 왔어요. 제가 낳은 것 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 키워왔습니다.''

그러던 중 아이가 어느 날 '엄마 뱃속에서 나왔으니 엄마, 아빠 닮은거 맞지?'라고 묻는 아이의 질문에 가슴이 철렁했다는 것이다.

''아이가 입양사실을 아는 게 두렵습니다.

아이에게 상처를 줄까봐... 그리고 제 자신이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요. 언젠가 말해줘야 겠죠.''

'언젠가 아이에게 사실대로 이야기 해 줘야 할지, 아이에게 상처를 덜 줄 방법이 있을지'가 구독자의 질문이다.

양준일: ''사실, 저는 이거 왜 상처가 되는지 이해가 안돼요...어릴 적에는 관심사가 너무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건 관심 밖에 있는 일이고...닮는 다는 것은 사람의 생각, 이해성, 마음, 중요한 것을 닮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지... 외적으로 닮는 것보다. . .

실질적으로 입양을 해서 그렇게 사랑하면서, 아끼면서 키울 수 있는 어머니의 마음은 육체적으로 나은 엄마의 마음보다 더 클 수 있어요.''

양준일은 진지하고 단호하게 답한다.

''절대적으로 창피하다고 생각하시면 안되요. 내가 낳지도 않았는데, 낳은것 같이 키우고, 이런 걱정을 하는 아름다움이 ...

왜 고민이고 문제가 되는지... 그 아이가 그것이 문제가 된다고 얘기를 한다면, 그것이 문제가 아니고 분명히 다른게 문제에요. 그러니까 그 원인을 찾으시면 되고, 이것은 절대 문제가 되지않습니다.'

문제는 엄마의 고민이 문제지 아이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힘들면 그냥 얘기하세요. 너는 우리아이고 엄마 배로 낳은 건 아니지만, 나는 너를 위해 살고, 너를 위해서 존재하는 그런 엄마야.''

'필요없는 걱정이라며, 아이가 부모로부터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걱정하지 마시고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시라'는 양준일.

필자는 전적으로 그의 의견에 동의한다.

양부모아래서 아무 걱정 없이 잘 자란 아이가 후에 성공한 친부모를 만나게 되지만 결국 양부모를 선택하는 내용의 영화가 떠오른다.

2006년 부터 5월11일은 '입양의 날'로 제정되었다. 또한 입양의 날부터 1주일을 '입양 주간의 해'로 지정해 보건복지부가 주최하는 행사도 다양하다.

11일로 정한 이유는 '한 가정(1)이 한 아이(1)를 입양해 (1+1) 새로운 가정이 태어난다' 라는 취지에서이다.

상담을 의뢰한 아이의 엄마가 괴로워하는 고민의 씨앗은 무엇일까.

'편견'이다.

아이가 자라서 입양아라는 이름표에 대해 고통받고 그점을 알려주지 않은 부모에 대해 배신감을 느낄 것이라는 우려...

흔히 '입양아는 부모에게서 버려진 불쌍한 아이, 입양아를 거둔 양부모는 천사같은 사람들'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시각은 입양가정이 가장 힘들어하는 편견이다.

입양가정은 단지 가족을 이루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따라서 입양부모 또한 자신들이 특별하다는 인식을 바꿔야한다.

양준일이 강조한 바와 같이, 외모는 닮지 않았고 배로 낳지 않았다 하더라도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에 대해 아이가 보고 자란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양준일은 시대의 편견을 경험한 장본인이다. 물론 본인은 '맞지 않았다'고 표현하지만 말이다. 그런 양준일의 답은 얼마나 건전한가...

상담과정내내 솔직 담백한 그리고 합리적인 그의 마인드가 충분히 전해진다.

가벼운 고민상담은 웃음을 준다. 깊은 고민 상담은 감동을 준다. 여유가 보인다. 넘어지고 쓰러졌던 시간을 실패로 굳히지 않고 과정으로 여기고 단단해진 여유... 여유와 담대함으로 그의 비상을 기대해 본다.

ROCKING ROLL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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