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테마에세이] '신부맞이'
상태바
[양준일테마에세이] '신부맞이'
  • 이미영 객원기자[영문학박사]
  • 승인 2020.05.29 14:21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튜브 캡쳐
유튜브 캡쳐

[코리아포스트한글판 이미영 객원기자]

[양준일테마에세이] '신부맞이'
지난 4월28일 파주에 있는 대형 아울렛에서 양준일
'드라이브스루 팬 사인회'가 열렸다.
사인회장에 입장한 차량은 약 400여대다. 엄청난 수의 팬들이 입장한것이다.

지난 5월28일은 우연히도 사인회가 있은 뒤 한 달이되는 날이다.
이날 오후 '재부팅 양준일 EP4'에서 그 감동의 현장이 공개되었다.

차량행렬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참여자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차량 거리 간격을 유지한다.
팬들이 준비해온 사인지는 그야말로 기상천외 란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
30년전 그의 활동 사진을 차곡차곡 모아놓은 스크랩 북이 보인다.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자 양준일의 눈가가 촉촉해진다.  감동이다.

양준일 앞에 도착하자마자 울음을 터뜨린 팬의 말이 인상적이다.

팬: 헬프미 큐핏 들으면서 재활치료할 때 진통제 안맞고 그 노래 들으면서 이겨냈어요...주닐님 감사해요...

울먹이며 다시 한번 만 해달라는 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양준일이 노래를 불러준다.

준일: 사랑의 신이신 큐핏이여
         정말 나를 도와주세요.

목석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진통제를 맞지않고 그의 노래를 들으며 고통을 이겨냈다는 팬의 말을 듣자 필자의 머리속에 한 사람이 스쳐간다.

미국 '세터데이 리뷰'의 편집장겸 사장(1942년~1972년)으로 있었던 기자 출신 노먼커즌즈(Norman Cousins)다.
필자의 전공은 영문학이다. 영문학강의를 하고 있던 중 어찌어찌하여 '유머화법'을 강의하게 된다.
인생을 살면서 웃음과 유머를 제1의 보배로 여긴 필자는 꽤 흔쾌히 강의 제청을 수락한다.

학생들은 필자를 '까칠한만큼 웃기는 교수'라고 한다. 그렇다고 100분내내 학생들을 웃길수만은 없지않은가. 까칠 완벽주의 필자는 대형서점, 도서관을 다 뒤진다.
요즘처럼  '웃음'에 대한 관심도가 없었던 당시에는 한국 전문서적은 단 한권도 없었다.

반면 서양에서는 1900년대부터 웃음 연구가 시작되었다.
필자에게 노먼커즌즈를 접하게 해준건 그의 저서  '웃음의 치유력(Anotomy of an illness)이란 책이다.
노먼커즌즈는 콜라겐질환, 강직성척추염이라는 거의 불치병을 앓게된다. 그리고 웃음과 긍정적 정서가 병을 낫게해준다는 이론을 알게된다.
어느날 그는,
방의 커튼을 내리고 10분짜리 코미디 프로를 보며 배꼽을 잡고 뒹구른다. 침대에 누워 꼼짝도 못하는 그가 코미디를 본 후 두 시간 동안 통증을 잊게된다.
마침내 그는 긍정적사고와 웃음을 통해 병을 회복하고 세계적으로
'웃음의 아버지', '웃음의전도사'가 된다.

웃음은 마음의 조깅이다
ㅡ노먼커즌즈ㅡ

양준일과 그의 노래가 투병중인 그의 팬에게 진통제가 된것이다. 얼마나 감동적인가.

사인회의 진행이 '사인해주기'에서 '사진찍기'로 바뀐후 최연소 팬이 등장한다.

꼬마: 양준일 아뎌띠! (모자를내밀며)
     요기요.
준일 : 아..사인은 안돼. 지금 너무    미안해. 다음에 해줄께.
꼬마: 으앙!!!!!!!
준일: (다급하게) 페 펜주세요.펜.
         해줄께 해줄께 울지마~~

사인회장은 웃음바다가 된다.

훈훈하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차량에 제작진이 그의 체력을 걱정한다.

준일: 사인이던 사진이던 오늘 오신분들은 다 해드릴거에요.

단호하다.

그렇게 강행된 사인회에서 양준일의 태도에 주목한다.
낮은 자세, 겸손한 말, 진심 담은 감사의 말, 최선을다하는 열정...
첫번째 차량부터 마지막 차량까지 똑같다. 일도 다르지않다.
양준일이다.

30년전 그의 사인회 현장이다.

팬들: 누구야 저사람? 가서 받아봄 알거아냐. 니가 받아.왜 니가 받아.

30년후 '드라이브스루 사인회'

끊임없이 이어진
400대의 차량행렬.
남녀 노소를 불문한 팬들.
기상 천외한 사인지.
웨딩카처럼 화려하게 장식된 차량.

중국 북방지역의 한족들은 새해가 되면 다양한 행진을 하는 전통풍습이 있다고 한다.
그 중에 '잉친'은 전통혼례공연 으로 이색적인 '신부맞이'를 말한다.
웨딩카를 만들어왔다는 팬들을 보며 '잉친'이 연상된다.

신부를 기다리는 신랑은 신부를 보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떨리고 설레인다. 무사히 오기만을 바란다.
신부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인지를 들고 꽃마차를 장식한다.

양준일과 그의 팬들의 모습이다.

'사랑의 신이신 큐핏이여
나를
도와주세요'

오늘도 그의 팬들은 모두가 큐핏이 되어 그를 응원한다.
선한 영향력, 양준일을 응원하는 일은 또 생각해도 잘한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구본주 2020-05-30 20:37:02
양준일 은 제게 희망과 긍정의 아이콘 이에요
따뜻함이 전달되는 기사 감사해요

wjdgmlry 2020-05-29 15:25:55
양준일씨 때문에 별 짓 대해보는 사람입니다
늘 기자님의 기사를 눈여겨 보다가 응원의 댓글 남기고싶어 회원가입했습니다 ㅎㅎ
진가를 알아보는 안목과 따뜻한 시선에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