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유가 폭락으로 이중고 겪는 알제리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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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유가 폭락으로 이중고 겪는 알제리 경제
  • 피터조 기자
  • 승인 2020.04.28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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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경제활동이 둔화되며 유가 폭락
알제리 정부, 국내 코로나19확산과 유가 폭락의 이중고 당면

[코리아포스트한글판 피터조 기자] 코트라 알제리 무역관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지속됐던 긴 정치 사회적 갈등 끝에 수립된 알제리 신정부는 2020년 초부터 알제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개혁을 추진하고자 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및 이로 인한 유가 폭락으로 인해 알제리 경제는 이중고를 겪으며 정부의 개혁 의지마저 우선 과제에서 후순위로 밀린 상황이다.

2월 25일 최초로 알제리로 출장 온 이탈리아 국적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코로나19는 수도 알제 인근에 위치한 블리다주를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며, 4월 24일 기준 확진자 3127명, 사망자 415명을 기록했다. 치사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이며 확산되고 있다.

알제리 정부는 3월 중순 국경을 전면 차단하고 국내 확산의 중심이 됐던 블리다주를 전면 봉쇄하는 동시에 확진자 수가 많은 알제, 티파자 등 9개 주를 우선적으로 부분봉쇄(통행 제한)하는 등 확산세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며 군 병력과 경찰력을 동원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확산 초기에 낙후된 격리 시설 현실 등이 유출되며, 국민들 사이에서 알제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이 높았으나 4월 초부터 확진자 수와 사망자수 증가세가 다소 완화되며 공식적으로는 알제리 정부의 확산 억제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월 24일 시작된 라마단 기간 통행 제한이 기존 15시~익일 7시에서 17시~익일 7시로 다소 완화되며 종교 모임 등을 통한 추가적 확산이 우려되고 있어 통행 제한, 국경폐쇄 등의 조치는 적어도 라마단이 끝나는 5월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알제리 정부가 통행 제한을 실시하고 사회적 거리 확보를 위해 비필수 분야에 대해 조업 인력 1/2 감축 등의 조치를 취했다. 알제리 내 기업들의 경제 활동은 큰 타격을 받게 됐고 여기에 전 세계적 경제활동 축소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원유 수출에 의존하던 알제리의 대외경제 지표는 빠른 속도로 악화됐다.

IMF는 4월 14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전 세계의 경제 성장률이 -3.3%를 기록할 것으로 보았으며, 알제리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5.2%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은행은 4월 9일 발표한 북아프리카 및 중동(MENA)지역 경제에 대한 분기 보고서에서 유가하락과 코로나19의 여파로 알제리 경제 성장률이 -3%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에 3월 말 각료회의에서 테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및 유가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를 재정비하고 전체 수입액 규모를 410억 달러에서 310억 달러로 억제하고 국가운영 예산 30% 감축, 외국기업과의 연구·서비스 계약 체결 중단, 신규 프로젝트 발주 중단 및 기 확정 프로젝트 개시 연기, 국영기업 Sonatrach 투자비용 50% 감축 등의 긴축재정 조치를 발표했다.

또한 유가 폭락에 대응하기 알제리는 OPEC+의 감산 합의에 따라 5월 1일부터 세 단계에 걸쳐 원유 생산을 23% 감축하기로 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대로 국제유가가 하락을 거듭한다면 원유·가스 수출이 국가 수출의 약 95%, 정부 재정 수입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 알제리의 경제 구조 특징상 올해 세수는 40% 감소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으며, 이는 전체 국가 예산의 20%를 차지하는 규모이다.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알제리 정부는 국가 재정수입원 다변화 및 에너지 전환 정책을 통해 원유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가 제조기반 강화를 위해 경공업 분야 현지 생산 비율을 70%, 기계 분야의 경우 최소 35%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각종 규제 개혁을 통해 스타트업 및 초소기업(microenterprise) 창업 환경 개선을 추진하고 금융산업 개혁을 통해 이슬람금융 활성화를 추진키로 했다.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 알제리의 상황에 대해 원유·가스 수출에 의존해온 국가 경제의 취약성이 위기상황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알제리 경제에 위기가 올 때마다 국내 산업을 육성하여 원유 의존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은 항상 등장했지만 유가가 회복되고 나면 유야무야되는 상황이 반복되며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국가 산업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의 결단력이 부재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손꼽히고 있다.

다만 현재 알제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와 이로 인한 유가 하락이라는 이중고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IMF도 올해 알제리 경제 성장률을 -5.2%로 전망하면서도 내년도에는 산업활동이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보며 성장률을 6.2%로 예상한 바 있다.

유가가 하락할 때마다 지난 알제리 정부들이 취했던 대책은 강력한 외환 통제 및 수입규제를 통한 외환보유고 유지와 무역적자 억제, 정부 투자 억제를 통한 긴축재정 운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번 국제유가 폭락에도 알제리 정부는 전체 수입액 억제, 프로젝트 발주 중지 등 유사한 조치를 하고 있는바 알제리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우리 기업에는 여러모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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