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테마에세이] 즉흥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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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테마에세이] 즉흥배우
  • 이미영 객원기자[영문학박사]
  • 승인 2020.04.24 19: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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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디아 델라르테(Commedia dell'art)

[코리아포스트한글판 이미영 객원기자] '코메디아 델라르테'는 16세기에서 18세기에 이탈리아에서 유행한 가벼운 희극이다. 기술을 뜻하는 아르테, 희극을 뜻하는 코메디아.

사진제공=유튜브 캡쳐
사진제공=유튜브 캡쳐

기술을 가진사람들의 희극이란 뜻이다. 이극의 가장 큰 세가지 특징은

첫째, 대본이없다.

둘째, 바디랭귀지.

셋째, 배우의 연기술이라고 할수 있다.

전체적인 줄거리만 있을뿐이다.

즉흥희극의 배우들은 극의 줄거리와 배우들의 역할, 각장면에서 필요한 몸짓등을 메모하여 공연참고자료로 활용한다.

흔히 영화제작을 위해 쓰는 시나리오란 말은 장면을 의미하는 영어의 'SCENE'에서 나온말로 그 뿌리는 '코메디아 델라르트'가 그것이다.

필자는 양준일의 토크나 몸짓을 볼때마다 '코메디아 델라르트'의 주연급 배우라는 생각이든다.
그가 스케줄이 있을때 매니저는 어떤 내용인지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본도 물론 미리보지않는다.

16세기의 즉흥희극은 대본이 없다.
대본이없는 희극은 배우들의 즉흥연기에 많은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다.

'해투4'출연을 앞둔 양준일에게 한석준이 질문을 한다.

한석준: 그날나가서 어떤점을 중점적으로 보여주실거에요
양준일: 나의 중심은...
중심이 없다는 거에요.
저는 기억력이 안좋아요. 그냥 흘러가는대로...
만약 '이얘기해' 라고 한다면...그런데 질문이 다른게 나오면 ...마비가 오는거죠. 그래서 작가들에게 미리 얘기하지말라고 하죠.
순간순간 느낌으로...
ㅡ449tv 4월19일ㅡ

그가 순간순간 즉석에서 흘러가는대로...미리 대본을 보지않는다는 말은 타 프로그램에서도 이미 한 말이다.

그럼 양준일은 준비하지 않고 속된말로 '날로먹는다' ?

양준일의 토크를 들어보면 과연 날로먹고있나?

그의 토크는 매번 반전과 웃음과 진리가 있다. 대본을 보지 않는다는것은 즉석에서 임기응변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흘러가는 분위기에 순간순간 대응한다는것이다.

무기가 하나도 없이 죽을지 살지 모르고 덤비는것이 아니다.
오히려 보이지않는 완전무장을 했기에 두려울게 없다는것이다. 누가 어떻게 덤벼도 이길수있다는 것이다.

양준일은 지난 1월29일 그가 복귀후 첫 번째로  '여성시대'에 출연했다. 사회자의 질문에 그는 마치 준비된 대본을 달달 외우고 나온듯 술술 거침없이 답변을 한다. 사회자 서경석은 그가 답변을 할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그는 기억력이나빠
즉흥에서 순간순간 한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필자는 이렇게표현한다.

''성공적인 즉흥연기는 필시
깊은 숙고에서 나온것이며 상대방과 함께 호흡할수 있는 여유와
창의력이 있어야한다.''

그렇다면 양준일은 훌륭한
'코메디아 델라르트' 배우다.

자신을 핵폐기물로 비유하기까지 겪었던 고통과 역경의 시간들...
무장된 모습이 든든하기도 한 만큼
아픔의 깊이가 가늠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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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의선 2020-05-03 12:44:13
기자님의 글 백번 공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