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고급 수입차 랜드로버, 사고 위험 대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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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고급 수입차 랜드로버, 사고 위험 대처 논란
  • 정세진 기자
  • 승인 2019.07.17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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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센터 “매뉴얼에 없으니 업체와 연락하라”

[코리아포스트 한글판 정세진 기자]고급 수입차 브랜드인 재규어 랜드로버가 고객의 사고 위험에 적절하지 못한 대처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잠실의 한 대형 쇼핑센터 지하주차장에서는 자동차 스마트키가 차내에 있는데도 문이 잠기는 사고가 있었다.

문제의 차량은 최신형 랜드로버 스포츠카였으며, 차 안에 있던 한 살배기 아기가 갇히면서 30여 분간 위기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119 구조대가 창문을 깨고 아기를 구조했는데 차주는 평상시처럼 트렁크에서 유모차를 꺼내고 문을 닫았으나 문이 잠겨 버렸다고 진술했다.

무더운 날씨에, 지하가 아닌 실외 주차장이었다면 자칫 아기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작 차주 부부는 서비스센터에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자 “해결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랜드로버 측은 차량 잠금 해제 긴급서비스 요청을 듣고도 자신들의 서비스 사항이 아니라며 문을 열어주는 업체에 연락하라는 말만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의 출동 서비스가 없으니 외주업체를 불러 문을 열어 달라고 부탁하라 했다는 게 차주의 이야기다.

해당 차량은 구매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은 1억5000만 원대의 고가 수입차였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키가 차 안에 있던 상황에서 문이 잠긴 것은 명백한 시스템 오류이고, 업체 측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와 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랜드로버 측은 갑자기 태도를 바꿔 고객에게 사과 입장을 전하면서 오히려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랜드로버 관계자는 “고객님에게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즉시 취하는 한편, 콜센터 및 서비스센터의 고객 대응 매뉴얼 개선과 교육 강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했으며 이를 즉각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객의 안전을 위해 즉각적으로 프로세스를 개선, 긴급출동 서비스에도 문 잠김 현상에 대해 출동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다만 스마트키가 차량 내에 있는 상황에서 문이 잠긴 상황에 대해서는 “스마트키 시스템은 무선 주파수(Radio Frequency) 전송을 사용하는데, 만약 스마트키가 금속용기 안에 있거나 백라이트 LCD 화면이 있는 장치로 가려져 있는 경우 감지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가령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게임 콘솔, 동전 등도 스마트키 감지를 방해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차량이 국부적인 RF 간섭을 받는 구역에 있을 경우에도 스마트키가 감지되지 않을 수 있다고 랜드로버 관계자는 설명했다.

재규어 랜드로버에서는 추후 이와 같은 사고가 없도록 스마트폰으로 문 잠금/해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인컨트롤앱 설치에 대해 안내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랜드로버가 처음부터 위험 가능성을 충분히 고지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고를 사실상 방치한 것에 대한 비난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막상 고객을 응대할 때에는 무심한 태도로 일관하다 취재가 시작되니 적극 해명에 나선 것도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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