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띠 동물 돼지는 복과 재물을 부르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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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띠 동물 돼지는 복과 재물을 부르는 존재
  • 김영목 기자
  • 승인 2018.12.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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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영목 기자] 돼지꿈을 꾸면 복권을 산다. 장사를 시작하며 고사를 지낼 때는 상에 돼지머리를 올린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 띠 동물인 돼지는 이처럼 전통적으로 복과 재물을 가져오는 존재로 인식됐다.

30일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김종대 중앙대 교수는 지난 19일 열린 학술강연회에서 돼지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를 알려주는 능력자 혹은 신의 제물로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능력자 돼지의 면모는 '고려사'에서 확인된다. 왕건의 조부인 작제건(作帝建)이 중국으로 가다 섬에 표류했을 때 용왕 부탁을 받아 여우를 죽이고 돼지를 선물로 받았다.

1년이 지난 뒤 돼지가 우리에 들어가지 않자 왕건이 "이곳이 살 곳이 아니라면 네가 가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겠다"고 했는데, 돼지가 새롭게 누운 장소가 고려가 도읍으로 삼은 개성 송악산 남쪽이었다고 한다.

돼지가 제물로 쓰였다는 기록은 더 많다. 김 교수는 "삼국사기 고구려 제사 편을 보면 멧돼지와 사슴을 잡아 제사를 올렸다"며 조선시대 기록인 '동국세시기'에도 12월 납향(한 해 동안 겪은 일을 고하는 제사) 제물로 산돼지를 바쳤다는 내용이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그는 최치원 아버지가 금돼지라는 설화가 전한다면서 "당대 사람들에게 돼지가 하찮은 동물이 아니라 신성한 존재로 받아들여 졌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사진=돼지 저금통.(국립민속박물관 제공)

민속학 측면에서 돼지는 복의 상징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이발소나 음식점 벽면에는 돼지 그림이 흔하게 걸렸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여느 동물과 달리 많은 새끼를 낳는다고 하는 다산 능력을 바탕으로 형성된 속신(俗信)"이라며 "정월의 첫 돼지날(亥日)에 개업하면 부자가 된다고 믿은 것도 이러한 사정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돼지가 항상 긍정적 동물로만 생각되지는 않았다. 돼지를 탐욕, 게으름, 지저분함과 연결하는 사례도 있다.

김 교수는 "돼지가 게으르거나 지저분하다고 알려진 것은 돼지우리의 공간적 특성에 기인한다"며 "돼지는 우리를 제때 치우지 않으면 지저분한 곳을 가리지 않고 사는 동물로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해도 우리 민족에게 각인된 돼지가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존재라는 이미지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며 "돼지는 궁핍한 삶에서 중요한 식량원이자 복을 부르는 상징적 신호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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