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패럴림픽] 성화 봉송·점화에 '공존-도전 정신'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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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패럴림픽] 성화 봉송·점화에 '공존-도전 정신' 담았다
  • 김영목 기자
  • 승인 2018.03.10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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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한글판 김영목 기자]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을 뛰어넘어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공존의 무대를 만들겠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회식 연출을 지휘한 이문태 총감독이 예고한 대로 9일 열린 개회식은 장애와 비장애 구분 없이 다름의 차이를 인정한 '공존의 세계'가 핵심 컨셉트였다.

120분간 진행된 개회식이 절정에 다다를 무렵 무대 중앙 위에 떠 있는 '공존의 구(球)'라는 주제의 공연이 진행됐다.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은 면이 되고, 면은 둥그런 구가 되면서 차별 없이 평등한 세상을 비추는 '공존의 구'가 마침내 완성됐다.

'공존의 신세계'는 성화 봉송과 점화에서 '인간의 구'를 만들면서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 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존의 장면을 성화 봉송과 점화를 통해 구현한 것이다.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의 어둠이 걷히지만 처음 등장한 성화 봉송 주자는 남북의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 최보규와 마유철이었다.

시각장애를 가진 최보규는 하지 절단 장애를 가진 북한 선수 마유철이 성화봉을 나란히 잡고 경기장에 들어섰다. 패럴림픽의 장에서는 이데올로기의 구분도 뛰어넘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개회식에서 기대됐던 패럴림픽 사상 첫 남북 공동입장이 무산됐지만 두 선수 모두 환한 표정으로 입장해 우렁찬 박수를 받았다.

다음 주자는 한국 장애인 노르딕스키 1호 선수인 서보라미와 노르딕 대표팀의 캐스퍼 위즈 감독. 한국 선수와 외국 감독이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사제(師弟)와 세계의 공존'을 상징화했다.

▲ 사진=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성화봉송 주자로 나선 시각장애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양재림(오른쪽)과 가이드러너 고운소리가 다음 주자에게 성화를 건네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이어 철인 3종 대회에 함께 출전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박지훈 씨-박은총 군 부자(父子)가 불꽃을 넘겨받았다. 희소난치병을 앓는 아들의 휠체어를 밀어주는, 세대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동행'이었다.

다음 봉송 주자는 알파인스키 선수 양재림과 가이드러너 고운소리. 시각장애를 가진 선수를 안내해 슬로프를 하강하듯 고운소리는 양재림의 손을 잡고 함께 성화대가 있는 정상을 향해 가파른 슬로프 계단을 올라갔다.

장애인 선수와 그의 눈이 되어주는 비장애인의 '공존'이었다.

최고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에도 공존이 존재했다.

공동 점화자로 나선 주인공은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스킵 서순석과 한 달 전 '팀킴'의 감동 드라마를 쓴 여자컬링 대표팀의 스킵 김은정.

패럴림픽-올림픽의 구분도 없는 '스포츠의 공존'을 담아냈다.

또 한쪽 다리가 절단돼 의족을 한 채로 가파른 슬로프를 로프에만 의지한 채 등반해 서순석-김은정에게 성화봉을 전달한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한민수는 장애와 역경을 이겨낸 '인간 승리'의 도전 정신을 극적으로 표현했다.

"성화 주자가 굉장히 가파른 슬로프를 올라야 성화대에 이를 수 있다. 비장애인도 쉽게 오를 수 없는 경사를 특별한 방식으로 오르게 된다"던 이문태 총감독의 예고가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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