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시대 북한 국방위원회의 위상, 역할, 엘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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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시대 북한 국방위원회의 위상, 역할, 엘리트
  • 코리아포스트
  • 승인 2009.12.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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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시대 북한 국방위원회의 위상, 역할, 엘리트”



정 성 장(鄭成長)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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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2일 북한연구학회 동계학술회의가 명지대학교 대회의실에서 “김정일 시대 북한 국방위원회의 위상, 역할, 엘리트”라는 제목으로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의 논문이발표되었다. 논문에서 정박사는 북한 국방위원회와 소련, 중국의 ‘국가 최고국방지도기관’과의 비교, 북한 국방위원회의 군사 분야와 비군사 분야에서의 기능, 국방위원회의 엘리트 구성과 조직 운영 등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북한 국방위원회가 다수의 전문가들이 주장해온 것처럼 ‘최고권력기관’도 통일부와 국방부 발간 문서들에 표기되어 있는 것처럼 ‘최고군사지도기관’도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고, 북한의 군사국방지도체계에 대해 새로운 그림을 제시하였다. 정박사는 통일부 발간 <북한 권력기구도>와 『북한 기관-단체별 인명집』(215쪽) 그리고 국방부 발간 『국방백서』의 「북한의 군사지휘기구도」에서는 군사 분야의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당중앙군사위원회’는 실종되어 있고, 명목상의 권한밖에 가지고 있지 못한 ‘국방위원회’가 명실상부한 최고군사지도기관으로 제시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정부 간행물에서의 이 같은 중대한 문제점은 북한의 권력체계와 군사.국방체계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적실성 있는 대북 통일.안보 전략 수립을 위해 하루속히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과고 정박사는 말한다. 『국방백서』의 「북한의 군사지휘기구도」에서는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총참모부, 인민무력부가 수평적인 관계에 놓여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통일부 발간 『북한 기관-단체별 인명집』, 215~217쪽에서는 인민무력부가 군 총정치국과 총참모부를 지도하고 있는 것처럼 부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정박사는 “이처럼 정부 발행 간행물에서도 북한군 조직체계에 대해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각기 다르게 설명하고 있는 문제점도 곧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한다. 위 논문의 결론 부문을 소개한다.




맺음말


앞에서 우리는 사회주의 당․국가체제에서 ‘국가 최고국방지도기관’이 가지는 위상과 역할에 대해 소련과 중국의 사례를 검토하였고, 이를 북한의 사례와 비교하였다. 그 결과 북한 국방위원회는 소련의 국방위원회와 중국의 공화국(국가) 중앙군사위원회와 같이 평시와 전시에 군사 작전이나 정책에는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기본적으로 군사 부문에서 당과 대중을 연결하는 ‘인전대’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기구라는 점을 확인하였다. 소련과 중국, 북한 모두에서 ‘국가 최고국방지도기관’이 군대를 직접 지휘하거나 군사작전을 수립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사회주의 체제에서 군대는 ‘국가의 군대’가 아니라 ‘당의 군대’여야 한다는 원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소련과 중국, 북한의 ‘국가 최고국방지도기관’ 간에는 이와 같은 공통점뿐만 아니라 일정한 차이점도 발견된다. 소련은 국방위원회와 유사한 기구를 당에 두지 않고,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이 국방위원회를 지도해왔다면, 중국과 북한은 모두 당과 국가에 외형상 유사한 군사지도기관을 두고 있다. 그런데 중국의 경우에는 당과 국가의 중앙군사위원회 구성원이 거의 일치하고 국가 중앙군사위원회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기구에 불과하다면, 북한의 경우에는 당중앙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 구성원 간에 약간의 차이가 존재하고 당중앙군사위원회는 군대 지휘에 그리고 국방위원회는 전시 민간경제의 군수용 전환에 더 적합하게 구성되어 있다. 또한 중국의 국가 중앙군사위원회와는 다르게 북한 국방위원회가 보다 분명하게 전시 대비기구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한국전쟁이 1953년에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여전히 미국과 정전상태에 놓여 있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과 북한 모두 군대가 국가 최고국방지도기관이 아니라 당중앙위원회와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지도를 받는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결론적으로 북한 국방위원회는 외형상 중국 모델과 유사한 반면, 그 기능은 소련 국방위원회와 비슷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국방위원회가 소련과 중국의 ‘국가 최고국방지도기관’에 대해 가지는 차별성은 비군사 분야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데서 나타난다. 비군사 분야에서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대별된다.


첫째, 북한 국방위원회는 김정일이 민주주의체제의 정상과 회담을 할 때 ‘국가기구’로서 이를 의전상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북한 국방위원회가 김일성 시대 중앙인민위원회가 가지고 있었던 대외정책 수립 권한을 가지고 있거나, 김정일의 정상외교에서 논의할 의제를 검토하고 회담 전략을 수립하는 정책결정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2002년 9월 북․일 정상회담과 2009년 8월 클린턴 전 대통령 방북 시 국방위원회의 핵심 구성원들이 회담에 전혀 참여하지 못한 데에서도 확인된다.


둘째, 북한 국방위원회는 대규모 건설 사업에 군인 건설자들을 대거 투입하고 주민 동원을 이끌어내는 등 경제 분야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북한은 국방위원회의 이 같은 기능을 선군시대에 군대가 ‘혁명의 주력군’으로서 국방건설에서뿐만 아니라 경제건설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논리로 정당화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 국방위원회가 과거에 중앙인민위원회가 정무원 등에 대해 가졌던 것과 같은 경제 분야에 대한 지도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셋째, 북한 국방위원회는 국가 기강 해이와 비사회주의적 현상에 대해 검열 등을 통해 단속함으로써 북한체제의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국방위원회의 이 같은 억압적 통제 기능은 김정일의 건강이상으로 인해 국가기관이나 주민들의 동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2009년 헌법 개정을 통해 상대적으로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표 13> 북한 국방위원회의 소련과 중국 ‘국가 최고국방지도기관’과의 공통점 및 차이점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북한 국방위원회는 명실상부한 ‘최고권력기관’도 ‘최고군사지도기관’도 아니며, 그렇다고 단순히 ‘명예기구’도 아니다. 당과 대중을 연결하는 ‘인전대’로서 평시에는 국방과 관련하여 큰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전시에는 주민 동원을 위해 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역할을 떠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 건설 분야에서는 군대에 대한 지도 권한이 없는 내각이 지시할 수 없는 군인건설자 동원과 자원 동원 등을 통해 체제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므로 북한 국방위원회에 대한 지나친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국방부에서 2009년에 발간한 『2008 국방백서』의 ‘북한의 군사지휘기구도’를 보면, 북한 국방위원회가 인민무력부뿐만 아니라 조선인민군 총정치국과 총참모부까지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그림은 우리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방위원회의 실제 역할과 불일치한다. 북한과의 전쟁에 대비해야 하는 국방부가 발간한 책자에서 당중앙위원회와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지휘를 받는 북한군 총참모부까지 국방위원회가 지도하고 있는 것처럼 현실과 괴리된 설명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대북 군사전략 수립과 관련하여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이 같은 부적절한 그림은 다음 국방백서 발간 시 반드시 수정,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국방백서의 「북한의 군사지휘기구도」에서뿐만 아니라 통일부에서 발간한 「2009 북한권력기구도」의 ‘권력체계’ 부분에서도 당의 최고군사지도기관인 ‘당중앙군사위원회’는 찾아볼 수 없다.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이 많이 참고하는 국방부와 통일부 발간 공식 문서에서 군사 분야의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당중앙군사위원회’는 실종되어 있고, 명목상의 권한밖에 가지고 있지 못한 국가 최고국방지도기관인 ‘국방위원회’가 명실상부한 최고군사지도기관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권력체계와 군사․국방체계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적실성 있는 대북 통일․안보 전략 수립을 위해 정부 간행물에서의 이 같은 중대한 문제점은 하루속히 시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Status, Role, and Elite of the North Korea's National Defense Commission During the Kim Jong-il Era


Dr. Seong-Chang Cheong
Senior Research Fellow, the Sejong Institute


Like the former Soviet Union's National Defense Commission and China's Central Military Commission, North Korea's National Defense Commission (NDC) can hardly exercise its influence in military operations or policy-making process in peacetime. Its wartime basic function is also limited to mobilizing the government and civilian combat resources including conscription and logistic support. In the Soviet Union, China, and North Korea, it is nominally the highest national defense organization but cannot exercise direct command control or establish military operational plans because in the socialist countries the military belongs to the party, not to the government. North Korea, however, differs from the Soviet Union and China in that the NDC exercises the following non-military function also.


Firstly, in terms of protocol, the NDC acts as a supporting body during Kim Jong-il's summits with other head of states. But the NDC does not establish the summit agenda or diplomatic strategy. None of the NDC key members were present at the two South-North summit meetings in 2000 and 2007, nor when former U.S. President Bill Clinton visited North Korea in August 2009.


Secondly, the NDC controls the mobilization of military personnel and the civilian work force in large scale state construction projects in the economic sector. The NDC rationalizes such activities as a stratocratic strategy, as the military is the main force of revolution and responsible for both defense and economic constructions.


Thirdly, the NDC maintains internal security to help sustain the socialist regime. As a result of Kim Jong-il's deterioration in health, North Korea amended the constitution in 2009 to entrust the NDC with more power to tighten internal security and forestall social unrest.


In conclusion, we have to understand that North Korea's NDC is not the supreme power organization as believed by most North Korea experts in our society. Nor is it the highest military control tower as indicated in the North Korean Power Hierarchy published by the Ministry of Unification and in the National Defense White Paper published by the Ministry of National Defense. In addition, it is not a perfunctory organization as stated by some experts. However, although it is not a policy-making supreme organization, it executes the decisions made by Kim Jong-il and the Korean Workers Party. It supports summit diplomacy, economic construction, and internal security control. Thus, we should abstain from overestimating or underestimating the function of North Korea's N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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