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포스트 김진수 기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12월 결산 상장사 178곳이 17일 한꺼번에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른바 '슈퍼 주총 데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결정되고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경영진이 교체되는 등 중요한 결정들이 나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코스피 110개사, 코스닥 65개사, 코넥스 3개사 등 178개사의 주주총회가 이날 몰렸다.
현대차 주총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이사로 재선임돼, 앞으로 3년간 회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최순실 사태를 지나온 국민연금이 정 회장의 이사 선임에 어떤 표를 던질지 시장의 관심을 받았으나, 국민연금은 의결에서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기권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현대차 지분 8.02%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2008년, 2011년에는 정 회장의 이사 선임을 반대했는데, 정 회장의 횡령·배임 전력을 문제 삼았다. 반면 2014년에는 연임에 찬성했다.
LG전자는 주총에서 정관 상 이사 정원을 최대 9인에서 7인으로 축소하고 조성진 부회장 단독 CEO(최고경영자) 체제를 강화했다.
LG전자는 "신속한 의사결정 구축과 조직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은 3명의 사업본부장이 각자 대표체제를 맡으며 이사회에 참여해왔지만 작년 말 조 부회장 중심의 CEO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이사회의 정원도 줄이기로 한 것이다. 조 부회장 단독 CEO 체제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여성 최고경영자(CEO)와 외부인 이사회 의장 체제를 맞았다. 1999년 회사 창립 이래 가장 큰 경영진 개편이다.
지금껏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맡아온 이해진 창업자는 의장직을 외부인사인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에게 넘긴다.
또 8년간 네이버를 이끈 김상헌 대표이사가 퇴진하고 한성숙 대표이사 내정자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한 주 뒤인 24일에는 삼성그룹, SK그룹 계열사를 포함해 무려 928개사가 한꺼번에 주총을 개최한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처음 열리는 삼성전자의 주총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작년 10월 등기이사에 올랐다.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작년 11월 공식화한 지주회사 전환 검토를 포함해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관한 주주들의 질의와 회사의 언급이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