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의한마디]“외모 답없다 비하에 포기하려 했다”…뮤지컬 배우 임보미
상태바
[배우의한마디]“외모 답없다 비하에 포기하려 했다”…뮤지컬 배우 임보미
  • 정수향 기자
  • 승인 2017.03.10 1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등학교 때 반대하는 부모를 설득해야 합니다. 무시하는 지인에 당당해져야 합니다. 돈 못번다는 건 당연히 알고 시작합니다.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살 각오도 되어 있습니다. 언제 성공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이들을 '배우'라고 부릅니다. 돈을 적게 받는다고 저렴한 연기를 펼치는 배우는 없다고 합니다. 자신의 꿈을 향한 배우들의 이야기는, 유명세와는 별개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특히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코리아포스트가 배우들을 응원합니다. 코리아포스트는 앞으로 배우들에 대한 인터뷰 시리즈를 페이스북 페이지 '배우의 한마디'와 함께 공동으로 다룰 계획입니다. -편집자 
 

▲ 버클리 음대 출신 뮤지컬 배우 임보미. 제공=배우의 한마디

,‘니 얼굴은 답도 안나오는데 뭘 하려고 하니?’‘너 얼굴이 좀 티비에서 보기에 불편하게 생기지 않았니?’‘ 너는 정말 고칠때는 하나도 없는데, 참 못생겼구나’
2011년 미스코리아 해외 지역 대회에 ‘미스 뉴욕’ 선으로 뽑힐 정도로 ‘미모’가 꿀리지는(?) 않았을 뮤지컬 배우 임보미씨. 하지만 그녀에게도 아픈 기억이 있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와 각종 기획사에 면접을 보러갔는데 ‘외모 비하’ 발언을 수도 없이 들어야만 했던 것.

“남의 외모를 ‘갑’의 입장에서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다고, 상품의 가치가 없다고 대놓고 무시 할 수 있는 나라라는 게 놀랐어요. 그래서 한국에 있는 동안에는 아무래도 연기 발전에 힘쓰기 보다는 외모를 가꾸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를 하는 실수도 범했던 것 같아요.”

“전적으로 심사하시는 분의 기준에 맞추어야 하는 점이 가장 힘들어요. 아무리 똑똑하고, 연기력이 좋은 배우도, 본인의 외모나, 심사하시는 분이 원하는 그 무엇인가에 맞지 않으면,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거든요. 어릴 적부터 연기를 전공하고 준비했는데 그렇지 않은 친구들이 외모적인것이 좋아 데뷔하고 활동 하는 것을 보면 많이 상심할 때가 많았어요.”

‘배우’가 되기를 포기한 그녀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버클리 음대에 진학한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져만 갔고, 결국 다시 배우의 길을 걷게 된다. 그녀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연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 임보미씨는 지난 2015년 뮤지컬 위안부에서 '최영선' 역을 맡았다. 뮤지컬 위안부는 7월 31일부터 8월 9일까지 18차례에 걸쳐 미국 뉴욕의 맨해튼 오프브로드웨이에서 펼쳐졌다. 제공=배우의 한마디

“지금은 나이와 경험이 늘어나면서, 다른 사람의 잣대에 나를 맞출 생각보다 배우 임보미라는 브렌드를 세상에 알릴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저만의 배우 색깔을 찾고, 소신을 잃지말고 오디션 하나하나를 나만의 작은 공연으로 생각하고 임하고 있죠.”

그녀는 연기를 할 때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대사 하나 하나 목적을 갖고 자신있게 말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연기를 배울때 ‘actor’s faith’ 라는 말을 수도 없이 많이 들었어요. 본인이 연기를 할때, 대사에 대한 본인의 해석이 100% 맞지 않더라도, 연기자는 그 대사를 말하고 행동 할 때에 본인만의 분명한 해석을 갖고 소신있게 연기를 해야 한다고 배웠거든요.”

“본 무대나 촬영에 들어 갈 때에는 제가 해석한 캐릭터 내에 소품이나 메이크업, 그리고 의상들이 내가 해석한 캐릭터의 목적과 일치하는지 체크하는 편입니다. 작은 디테일도 타협하지 않고, 캐릭터와 극에 최대한 맞게 하려고 노력하죠.”

그녀는 연기 연습도 ‘화술’에 가장 중점을 둬 자신의 목소리를 다양한 스타일로 녹음한 뒤 반복해 들으면서 고쳐나간다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밝혔다.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들이 자연스러운 화술을 구사할때 관객들이 극과 하나에 있는것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더욱이 미국에 온 이후로, 연기를 영어로 하다보니, 내가 스스로 녹음하면서 들었을때 내 대사가 알맞은 감정이나 억양으로 관객에게 잘 전달 될 수 있는지 판달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녀는 “거울을 보고 연기 연습을 하지는 않는다”면서 “거울을 보면서 연습 하는것은 위험한 행동중 하나”라고 충고했다. “스타니슬랍스키 전집 중 ‘배우수업’ 에 나오는 내용과 같이, 내 영혼이나 본능이 이끄는 대로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외적인 것에 더 집중을 하게 될 수 있으니까요.”

▲ 지난 2015년 오준 전 유엔 대사는 뮤지컬 위안부 뉴욕 공연에 직접 관람하러 갔다. 사진은 오 전 대사와 임보미씨. 제공=배우의 한마디

그녀의 이러한 인내와 각고의 노력은 뮤지컬 ‘위안부’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

“한국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인 만큼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가장 잘 이해하고 대변 할 수 있는 사람이 연기를 해야한다는 책임감을 가졌어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을 대신해 무대에서 살아가는 좋은 체험을 할 기회가 있었다는 것에 감사해요. 공연을 하면서 영화나 역사는 표면만 이야기하지만 연기를 하면서 그 안에 숨어있는 많은 상자를 열어보게 됐어요.”

끝으로 그녀는 배우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인생 경험을 쌓고, 자신만의 특기를 하나씩 가질 것을 주문했다.

“최근 연극 추세가 뮤지컬처럼 다양한 퍼포먼스를 극 안에서 보여주기를 원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노래가 들어간 연극, 춤이 들어간 연극 등이 그것이죠. 본인이 연기 외에 잘할 수 있는 특기가 있다면, 그 특기를 살릴 수 있는 역할 오디션에 더 유리하지 않을까요?”

“버클리 음대에서 음악비지니스 전공을 하다보며 느꼈는데 배우는 본인 자신이 브랜드입니다. 기획사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들어가서 사원으로 일하는 것이고, 본인이 프리렌서로 활동을 한다면 CEO마인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지니스에 대한 공부도 함께 겸하면 좋을 것 같아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