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언론이 본 작가 한강과 ‘채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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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언론이 본 작가 한강과 ‘채식주의자
  • 제임스 김 기자
  • 승인 2017.02.1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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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제임스 김 기자]맨부커 상을 수상하고 미국과 영국의 주요 매체들이 선정한 ‘2016올해의 책’에 잇달아 포함되는 등 세계적인 관심을 끈 소설 ‘채식주의자’가 지난 1월 스웨덴에서 출판됐다.

출판을 기념하기 위해 작가 한강의 언론 간담회가 스웨덴에서 열렸고, 현지 양대 일간지인 ‘다건스 나이터(Dagens Nyhete)’와 ‘스벤스카 다그블라더트(Svenska Dagbladet)’ 등 언론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이며 화답했다.

‘다건스 나이터’는 1월 27일 “한강, 나에게 있어 질문은 인생에 대해 알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을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에서 이미 유명한 작가였던 그녀는 지난해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 수상 이후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됐다”며 현재 ‘채식주의자’가 만장일치로 스웨덴 비평가협회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스웨덴어판 표지에 대해 작가가 “스웨덴어판 표지를 보면 꽃이 어두운 곳, 즉 현실로부터 쭉 펼쳐지는 모양인데 이게 정말 좋다”고 밝히며 “그녀는 아동기 때 벌써 소설 ‘페테르와 페트라’를 통해 스웨덴 문학을 접해보았다고 한다”고 반가움을 표했다. 또 맨부커 상 수상 이후 달라진 삶에 대해 작가 한강이 “서울의 외곽에서 매우 개인적인 삶을 살고 있다. 세계를 여행하며 독자들을 만나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나의 일상과 글쓰기를 방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너무 많은 약속과 의무로부터 제 자신을 보호하려고 하고 있다”는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다건스 나이터’는 작가 한강이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동기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녀는 열네 살 때 이미 작가가 되고 싶다는 것을 알았지만 타고난 재능이 없었기 때문에 실제로 작가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날 작가라는 것은 어둠속에서 더듬어 찾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쓰기로 결심을 했다고 한다. 한강은 ‘나에게 있어 질문은 인생에 대해 알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벤스카 다그블라더트(Svenska Dagbladet)’도 29일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신문은 “한강은 스톡홀름의 훔레고덴 주변에 위치한 스웨덴어판 소설 출판사의 회의실에 앉아있다. 8시간의 시차 탓에 아마도 인터뷰가 막바지에 달하면 그녀는 매우 졸리게 될지도 모르겠다”며 “한강은 1990년대 중반 한국에서 시인으로 등단하여 많은 작품을 발표했고 이제는 문단에서 견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외국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존재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학계의 혜성이라는 말은 진부한 칭찬에 불과하지만 한강은 이와 같은 표현이 어울린다”고 전했다.

‘스벤스카 다그블라더트’는 지난 가을 ‘산자와 죽은 자’(한국어판 제목은 ‘소년이 온다’)의 스웨덴어판이 출판되고 이제 ‘채식주의자’가 출판되었다며 “이 독특한 두 소설은 매우 강력하고 물리적인 콘텐츠와 혁신적인 구성과 아름다운 언어로 스웨덴 독자들을 사로잡았다”고 호평했다.

한강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두 책이 거의 동시에 스웨덴에서 출판되어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또한 ‘채식주의자’에 대해 설명하며 “나는 내 자신을 긴 역사의 이미지로 사용하고 싶었다.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이 세상을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지, 이런 근원적인 질문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모든 종류의 폭력을 거부하고 어떤 것도 해치지 않겠다는 확보한 결심 때문에 육식을 거부하고 결국에는 자신이 식물이 되기를 바라는 여자에 대해 쓰고 싶었다. 모두가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자신의 생명의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 나는 이 세상에서 인간으로 존재하기를 거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다. 사람이 식물이 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 질문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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