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현장에서 본 구제역 백신 정책 평가와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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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현장에서 본 구제역 백신 정책 평가와 발전
  • 김정숙 기자
  • 승인 2017.02.09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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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정숙 기자]국가적으로 전염성 질병을 컨트롤하는 방법으로는 해외에서 병원체가 국내로 유입되지 않게 국경검역을 철저히 하는 것이고, 국내에 들어와 있는 질병은 가축이 있는 농장까지 가지 못하게 하는 방역이 중요하다. 

이런 과정에서 전혀 컨트롤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1,2차 방어선을 넘어서 농장까지 들어간 병원체가 있다면 가축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농장내의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3차 방어선이다.  이 3차 방어선까지 뚫고 가축과 접촉한 병원체의 피해, 즉 질병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백신의 역할이다. 

우리가 백신에 대해 이해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어느 백신이고 목표한 질병을 100% 예방하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기술적인 문제, 개체특성 등 다양한 원인으로 면역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동물용 백신은 감염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감소시키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둘째, 백신을 제조할 때 사용한 병원체(항원)와 현장에서 문제되는 병원체가 100% 일치할 때 가장 좋은 효과를 나타내지만, 일정수준 이하의 일치도를 보인다면 효과에 차이가 있기도 하다.

바이러스는 계속 변하고 백신은 변화하는 바이러스를 사용하여 만들어야 최적의 효과를 나타내기에 어려움이 있다.

셋째, 백신은 치료제가 아니고 예방제이기 때문에 발생된 이후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백신을 접종하고 1~2주가 되어야 면역이 질병 방어수준으로 형성되기에 효과가 나타나려면 일정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넷째, 백신은 바이러스나 세균을 사용해서 제조하고 있어서 온도를 비롯한 관리에 따라 변질되고, 효과에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오히려 잘못 사용하면 부작용이 따르기도 한다.

위와 같은 백신에 대한 기본을 이해하고 구제역의 경우를 본다.

불행하게도 구제역의 경우 7가지의 바이러스타입과 각 타입에 따라서도 지역별, 시기별로 다양한 변이주가 있고, 같은 지역에서도 시간이 지나며 지속적으로 바이러스의 변이가 일어나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를 보더라도 해마다 변이가 계속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백신 생산과 관련해서도 현재 구제역 백신을 생산하는 기술과 시설이 국내에서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 과도기적으로 해외에서 생산된 백신을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계속 변하는 바이러스와 백신을 수입해서 사용하는 어려운 현실에서 우리는 최선과 차선을 찾아서 최대의 효과를 얻는 대책을 고민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런 여러 상황에서 전문가들의 의견과 분석을 통해 백신정책을 선택했고, 계속 발전시켜 왔다. 어쨌든 이런 현실과 선택한 정책을 판단하는 기준은 현장에서 나타난 피해를 보면 된다.

2000년 파주에서 첫 구제역 발생시 현장에서 근무했었고, 최근에도 농가를 방문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으로 백신이 사용되기 전인 2000년부터 2011년까지의 엄청난 폐사, 매몰의  피해 상황과 백신정책 이후 구제역의 피해를 비교해 본다면 확연한 차이를 통해 그 효과를 금방 느낄 수 있다.

백신 사용이전에 구제역이 발생한 양돈장의 돼지 폐사는 50%까지 이르는 경우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백신을 제대로 접종한 농장에서는 농장주도 모르고 구제역이 지나가거나, 많아도 자돈 폐사가 10% 이내에 이르거나 하는 등 죽는 돼지의 비율만 봐도 백신이 효과가 있고, 이 정책이 논란의 중심에 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바이러스가 계속 변하고 있고, 새로운 바이러스가 국내에 들어올 가능성을 생각해 가장 적절한 백신을 선택하는 작업은 지속적으로 전문가를 통해서 하고,  정책개발도 계속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노력에 더해 현장에서는 백신의 특성을 이해하고 냉장 등 적절한 유통과정 관리, 정확하게 근육내 접종, 2㎖을 접종량을 지키고 접종시기나 횟수가 지침대로 되도록 관리하는 노력만 계속된다면 현재 백신정책은 더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물백신이라는 용어가 가끔 사용되는 것을 본다.

현장 상황과 백신의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게 된다면 이런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단어보다는 격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감정보다는 냉정하게 그리고 과학적으로 현실과 현장을 파악하고 분석해야 발전하는 것이다.

상황실 근무, 현장 파견 등 주말이나 휴일도 반납하고 노력하는 모든 공직자와 관련 종사자에게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글쓴이:  정현규 도드람양돈농협 원장·한수양돈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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