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 활력 되찾나…통상마찰·무역장벽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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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 활력 되찾나…통상마찰·무역장벽은 변수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7.01.0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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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진수 기자] 긴 부진에 빠졌던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수출이 최근 조금씩 활력을 되찾으면서 회복세가 어느 정도 지속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으로 대중(對中) 수출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분의1 가량을 차지한다.

대중 수출이 살아나야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우리나라 수출도 빠르게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는 구조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2015년 7월 이후 무려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벌이다가 지난해 11월 0.4% 증가세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잠정 집계한 지난해 12월 대중 수출 실적은 이보다 더 크게 늘었다. 증가율이 전년 대비 9.6%로 확대됐다.

대중 수출이 2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2015년 1월 이후 처음이다. 12월 수출액 120억달러는 2015년 10월 이후 최대치다.

최근 대중 수출이 탄력을 받은 것은 현지 제조업 경기 등이 서서히 나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 주력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이 올해 호조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웰빙 등 소비재와 서비스산업은 신규 유망 분야로 꼽힌다.

다만 높아지는 중·미 무역분쟁, 비관세장벽은 풀어야 할 과제다.'

◇ 중국 제조업 경기회복에 대중 수출 반전
중국은 최근 수출보다 내수를 중시하면서 중간재 자급률을 높였다.

중국 브랜드는 철강, 석유화학 등 기초 산업은 물론 첨단 분야까지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의 중국 생산기지도 임금 상승을 피해 베트남으로 옮겼다.

이로 인해 대중 수출 감소세는 갈수록 심해졌고 흑자 규모도 크게 줄었다.

그러다가 중국 제조업 경기 회복 등으로 최근 가까스로 반전의 계기를 찾았다. 지난해 11~12월 연속으로 수출 증가세를 기록하며 반등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1~20일 기준(잠정치)으로 품목별 실적을 살펴보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산업 성장과 맞물린 무선통신기기가 전년 동기보다 36.5%(4억8천만달러) 급증했다.

국제 유가 상승이라는 호재를 만난 석유화학이 23.0%(10억1천만달러) 증가했다. 평판디스플레이(10.6%, 11억2천만달러)의 실적도 좋았다.

문병기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11월 중국 정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8개월만에 가장 높은 51.7을 기록했다"며 "중국의 경기선행지표를 살펴보면 작년 3월부터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라 경기가 소폭 회복되는 조짐이 보인다"고 밝혔다.

PMI는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 웃돌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올해 중국 수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국내 기업도 늘었다.

최근 무역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중 수출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0.5%로 2016년 평가치 18.0%보다 2.5%포인트 증가했다.

문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대중 수출 흐름이 나아지기가 쉽지 않지만 중·단기적으로는 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수출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며 "주력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등이 올해 호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사진=광양항 컨테이너부두 전경.(연합뉴스 제공)

◇ 새 유망 품목 찾아라
우리나라는 지난해 1~11월 중국에 14억2천500만달러어치의 화장품을 수출했다. 전년보다 35.0%나 늘어난 규모다.

김은영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친환경·웰빙 시장, 영유아용품 시장, 고령화 산업, 여성 소비 시장 등을 올해 중국 유망 분야로 꼽았다.

두 자녀 정책 전면 시행, 급격한 고령화, 거대한 여성 소비인구 등을 고려할 때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중국 웰빙 소비시장은 2015년 2조8천억위안(약 485조원) 규모나 된다. 2020년에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중국에서는 화장품, 식품 등 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한 친환경 웰빙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아동용 스마트워치, 가상현실(VR) 기기, 비데 등 새로운 기능과 실용성을 갖춘 제품을 내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발효 3년 차를 맞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도 중국 시장 공략에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

최용민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한·중 FTA로 인해 내년부터 중국 수입 관세가 크게 인하되는 품목은 4천287개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 중·미 통상마찰, 무역장벽 등은 변수
다만 중·미 무역분쟁, 높아지는 무역장벽, 중국 경제 성장률 하락 등은 변수다.

무엇보다 중국산 제품에 4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중·미 간 통상마찰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중국산 철강 등에 대해 '관세폭탄'을 때려왔고 중국은 강력하게 불만을 드러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로서는 중국과 미국이 통상전쟁이라도 벌일 경우 사이에 끼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은 자국 시장 육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비관세장벽과 반덤핑 규제 등 무역장벽도 두텁게 쌓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산 화학제품인 폴리아세탈(POM)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고,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산 태양광재료인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관세율 재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한국의 배터리 사업에 노골적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올해 중국 경제가 지난해보다 낮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우리 기업에는 부담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금융기관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6.4% 내외(이하 추정치)로 지난해의 6.7%보다 하락하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중반 이후 조금씩 확산되는 중국 경기 회복 모멘텀이 어느 정도까지 회복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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