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칼럼]‘기술역량인증제’로 도전하는 전문가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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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기술역량인증제’로 도전하는 전문가 키운다
  • 김정숙 기자
  • 승인 2016.12.28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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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포스트 김정숙 기자]한국전기안전공사는 1974년 전기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설립된 국내 유일의 전기안전 전문 관리기관입니다.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에서부터 시작해 대형 빌딩, 가정집에 이르기까지 전기가 흐르는 모든 설비를 검사하고 점검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국민들이 안전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연구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공사는 ‘전기안전이라는 단 하나의 가치’를 지키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을 그 어떠한 것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전기안전 전문 기술력 함양을 위한 노력의 공사 발전의 기본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뭣이 중헌디, 도대체 뭣이 중헌디~

다 아시는 것처럼 “뭣이 중헌디”는 얼마 전 큰 인기를 끈 영화대사입니다. 그런데 우리 공사의 고민도 바로 이것과 같았습니다. 국내 유일의 전기안전 전문기관으로서 공사의 기술력은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각의 기술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지?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이것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계량화해서 전략적 인적자원 개발에 활용할 방법은 없는지? 이것이 인사담당부서의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기술역량인증제’입니다.

기술역량인증제는? 눈에 보이는 기술역량 등급 수준

‘기술역량인증제’는 한마디로 눈에 보이는 기술역량의 등급 수준입니다. 공사가 점검하고 검사하는 전기 설비별·직무별로 등급을 설정하고 각 등급에 적합한 교육과정과 평가시험을 단계별로 설정해 이 인증조건을 모두 충족한 사람에게 기술역량에 대한 자격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이에 세가지 분야에 4개의 등급을 설정했습니다. 각 분야별 레벨에서 요구하는 기술역량의 수준은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일반용전기설비→자가용전기설비→사업용전기설비로 갈수록 전기설비의 복잡성 등에 따라 인증을 취득하기 위한 요구수준은 상향되도록 설정됐습니다.

또 현재 수행하고 있는 직무 이외의 분야도 인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설계돼 체계적인 경력개발이 가능하도록 운영되고 있습니다.

자격을 갖추고, 기술력을 함양하고, 평가를 거쳐 인증을 획득!

인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크게 자격·교육·평가의 세가지의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자격요건은 레벨이 높아질수록 해당직무의 근무기간 및 자격증 요건이 강화됩니다.

교육은 크게 필수와 선택교육으로 구분돼 있습니다. 필수교육은 역량수준을 충족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기술력과 계측기 활용능력을 습득하는 교육으로 수료 시 일정점수 이상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선택교육은 레벨3과정부터 설정돼 있습니다.

필수과정 이외에 직무전문성 함양을 위해 두 개의 교육과정을 선택해서 수강해야 하는데 그 평가 결과가 70점 이상 그리고 상위 30%이상에 해당해야 수료요건을 충족할 만큼 기준이 엄격합니다.

마지막으로 ‘부서장 업무수행 평가’를 통과해야 하는데 기술력이라는 것은 책에서 배운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어느만큼 효율적으로 적용하고 또 직원들에게 전파하느냐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현업활용도를 평가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술역량인증의 신청 자격·교육·평가 요건 충족 여부 및 진행상황 관리는 모두 e-HRD라는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구축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증 신청자가 본인의 취득 진도율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관리자가 소속 직원들의 인증 신청 및 진행정도 그리고 취득 현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른 기관의 문서로 이뤄지는 경력관리와 차별화 되는 우리공사만의 큰 특징입니다.

고민하고, 설계하고, 협의해 결실을 맺다

옛말에 양약고어구(良藥苦於口)라 했습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전기안전 기술력 제고’라는 달디단 열매를 가져다 줄 훌륭한 제도라고 할지라도 당장 내가 앞으로 거쳐야 하는 교육, 평가 등의 과정에 대한 부담, 무형의 지식기술을 평가받는다는 데에 대한 거부감 등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직원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노동조합과도 수 차례 의견을 교환한 것은 물론 임원·간부·직원 등 전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에 걸쳐 의견수렴 및 공론화의 절차를 거치면서 제도의 긍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또 최초 도입(안)에 대해 전국의 직원들에게 직접 찾아가 제도의 도입취지와 활용방법, 우리공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 내 허울만 좋은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략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불혹의 KESCO에 새로운 활력을 공사는 올해로 창립 43주년을 맞았습니다. 사람의 나이로 말하면 이제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 삶이 무기력해지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두려워지는 나이가 된 것입니다.

‘기술역량인증제’는 이러한 공사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했습니다. 다른 직무를 경험해 보고 싶은 젊고 열정있는 직원에게는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시간을 쪼개 다른직무의 현장을 체험하고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반면, 공사를 지탱하고 있는 경력있는 직원들에게는 다시 한 번 자신의 기술력을 선후배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애사심과 개인적인 자긍심을 높이는데 많은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인증제를 매개로 함께 학습하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가 조직문화가 정착되면서 여러가지 관련 계량지표들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공사의 경력개발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인증제를 시행하기 이전인 대비해 볼 때 대폭적으로 상승했고 1인당 기술전문 교육수강 인원도 증가했습니다.

직무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는 인사관리문화도 정착됐는데 직원 승진 시 인증보유 여부를 가점요인으로 활용하고 직무 변경 시 관련 인증보유 여부를 검토하는 등 인력운용의 효율성이 더욱 좋아지고 있습니다.

공사 내부의 기술전문성 강화 노력은 결국 ‘국민안전과 직원안전’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우리나라의 전체 화재 중 전기가 차지하는 비율이 인증제도 도입 이전에 비해 17.5%로 급감했고 업무 수행시 부주의로 발생하는 직원의 안전사고도 2015년 0건으로 제로화 됐습니다.

우리 것이 가장 좋은 것!

학창시절을 회고해 보면 가장 싫은 일이 학원에 등록하기 전 받는 레벨테스트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만큼 능력을 평가받는다는 것은 상당히 불편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역량인증제’가 성공적인 정착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가장 큰 것은 오롯이 KESCO만의 기술전문성 강화를 위한 제도였다는 것입니다. 공사의 업무수행내용 만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직원들의 실무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입니다.

두 번째, 일회성이 아닌 중장기 전략에 기반해 조직의 성정에 초점을 맞춘 체계적인 CDP 제도로 설계됐으며 공사의 전 부서가 유기적으로 연계돼 제도를 실행하도록 구성돼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제도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점입니다. 2014년 제도 시행 이래 매년 인증기준이 기술환경 변화를 따라가도록 고도화했고 올해는 특히 TFT를 구성, 객관성 확보를 위한 여러가지 활동들을 수행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전기안전 기술 인증센터로 발전

앞으로 우리공사는 전 직원의 기술역량 인증과 이에 따른 인력관리의 기초를 마련하고 이를 직무부여, 승진 등 직원의 종합적 인사관리에 활용해 기술 전문성의 지속적 향상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전기안전 전문 기술의 기준과 원칙을 정립해 체계화시켜 나가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닌 공공기관으로서 기술역량인증 분야 중 민간과 함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분야는 전기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개방할 계획입니다. 2020년 이후에는 전기안전기술역량 인증센터를 개소해 민간 전기안전사업자의 역량강화를 본격적으로 지원하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전기안전 종합병원’으로서 한국전기안전공사는 공사의 기술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의 전기안전관리 수준도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해 전기재해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기여하겠습니다.

글쓴이: 김민선 한국전기안전공사 인사기획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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