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헤스, 유엔 이끌 새 사무총장에 공식 선출
상태바
구테헤스, 유엔 이끌 새 사무총장에 공식 선출
  • 박병욱 기자
  • 승인 2016.10.14 0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리아포스트 박병욱 기자] 안토니우 구테헤스(67) 전 포르투갈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유엔을 이끌 새 사무총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유엔 193개 회원국은 이날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총회를 열고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주 단일후보로 추천한 구테헤스 전 총리를 제9대 사무총장으로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구테헤스 사무총장 지명자는 12월 31일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반기문 사무총장을 이어 내년 1월 1일부터 5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그를 새 사무총장으로 추천하는 안보리의 결의안은 이날 총회에서 표결 없이 채택됐다. 피터 톰슨 유엔총회 의장이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의사봉을 두드렸고, 회원국 대표들은 일제히 박수를 쳐서 동의를 표시했다.

이어 구테헤스 지명자는 회원국들의 박수 속에 총회장 단상에 올랐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연설에서 "구테헤스 지명자는 우리 모두에게 잘 알려졌지만, 가장 중요한 곳에서 제일 많이 알려졌을 것"이라며 "무력 분쟁과 인도적 고통이 있는 최전선이 그곳"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그가 '깊고 견고한 정치 경험'을 갖췄다면서 "그런 정치적 자질이 공동선을 위한 협력, 인류에 대한 책임공유를 추구하는 유엔에서도 발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락 연설에 나선 구테헤스 지명자는 테러리즘와 포퓰리즘에 맞서 싸우면서 평화를 향해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쪽에는 테러단체와 폭력적 극단주의자들이, 다른 쪽에는 포퓰리즘과 외국인 혐오주의가 있으며 둘은 서로를 강하게 만든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 결합을 깨뜨릴 능력이 있다. 이 두 가지와 단호히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성은 우리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오히려 뭉치게 해준다"면서 양성평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히면서 국제사회의 분쟁이 대화로 해결되도록 '평화의 외교력'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적 난제를 다룰 때 '낮은 자세(humble approach)'를 잃지 않겠으며, 인간 존엄성을 항상 그 중심에 놓겠다고 강조했다.

▲ 사진=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9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공식 선출된 후 수락 연설을 하는 안토니우 구테헤스 신임 사무총장 지명자.(연합뉴스 제공)

포르투갈 사회당 소속 정치인 출신인 그는 의원내각제 국가인 포르투갈에서 1995년∼2002년 총리를 지냈고, 2005∼2015년 유엔 난민기구 최고대표로 활동했다.

물리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이지만, 포르투갈에서의 오랜 공직 경험이 국제 난민 문제에서 발휘되면서 '난민 전문가'로 통하고 있다. 무수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시리아 내전에 대해서는 분열의 극복을 강조했다.

그는 총회 후 기자들에게 "(우리 사이에) 분열이 존재하더라도, 지금은 단합하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평화를 위해 싸워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리아 국민의 고통을 중단시키는 것은 우리 모두의 도덕적 의무"라고 호소하면서 오는 16일 런던에서 열릴 예정인 시리아 사태 국제회의가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테헤스 지명자는 지난 7월부터 6차례 실시된 안보리 15개 이사국의 신임 사무총장 예비투표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해 일찌감치 대세론을 탔다.

유엔 최초 여성 사무총장 탄생과 한 번도 사무총장을 배출하지 못한 동유럽 출신 사무총장 피선에 대한 기대감도 컸으나, 구테헤스 지명자는 폭넓은 행정력과 조직 장악력으로 승세를 굳혔다.

안보리는 지난 6일 그를 2017년 1월 1일∼2021년 12월 31일을 임기로 하는 새 유엔 사무총장으로 총회에 권고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15개 안보리 이사국이 만장일치로 이런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