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구조조정 '용선료 협상'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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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구조조정 '용선료 협상'이 관건
  • 정상진기자
  • 승인 2016.04.2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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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억원 추산' 운영자금 마련도 주요 현안

[코리아포스트 이진욱기자]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117930]의 구조조정 역시 먼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현대상선[011200]과 마찬가지로 용선료 협상이 열쇠가 될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이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앞으로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 포기 각서와 자구계획이 포함된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했다.

    채권단은 일단 신청서를 접수하되, 이번 주 중으로 보완한 자료를 제출받은 이후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상선이 3월 21일 자율협약을 신청하고, 이튿날 채권단 실무회의를 거쳐 29일 자율협약에 돌입한 것과 달리 매끄럽지 못하게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산업은행은 자료보완을 요구한 이유로 용선료 재협상 계획 등 자구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한진해운 역시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현대상선이 진행 중인 것과 마찬가지로 용선료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이 배경에 깔렸다고 볼 수 있다.

    한진해운은 연간 1조원에 가까운 용선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상선보다는 적은 수준이지만, 마찬가지로 이 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채권단의 인식이다.

    해외 선주들이 용선료를 인하해주고, 사채권자들은 만기를 연장하면서 출자전환에 동참하는 등의 '고통 분담'이 전제된 조건부 자율협약으로 채권단이 지원해야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채권단은 이런 조건이 충족된다면 한진해운의 상황이 현대상선보다는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진해운의 총 차입금은 5조6천억원으로, 이 가운데 금융권 차입금은 7천억원 수준이다.

    수치상으로는 현대상선의 총 차입금(4조8천억원)이나 협약채권(1조2천억원) 비중보다 상황이 나빠 보인다.

    그러나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그래도 흑자를 내 온 기업이기 때문에 부채비율은 현대상선보다 좋은 상태"라며 "금융권 차입금도 은행권이 보유한 회사채 등을 포함하면 더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용선료 협상 외에도 한진해운이 어떤 수준의 자구안을 내놓느냐에 따라 채권단이 선제적 자율협약으로 정상화를 도울 수 있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진해운이 채권단에 자율협약 신청서와 함께 제출한 자구안에는 앞으로 부족해질 자금에 대한 자체 조달방안이 미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오는 6월 1천900억원의 공모채 만기가 돌아오고, 용선료나 항만이용료 등을 포함해 상반기에 약 5천억원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채권단은 이를 해소할 만한 자구계획을 함께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은영 전 회장이나 현재 대주주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의 사재출연 여부도 향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

    채권단은 당장 한진해운의 대주주에 사재출연을 요구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최 전 회장의 경우 이미 주식을 팔고 떠난 만큼 채권단 차원에서 책임을 묻기 쉽지 않고, 조양호 회장은 사실상 '구원투수' 개념으로 경영권을 맡아 회사 정상화를 위해 애써 온 만큼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하기에 앞서 최 전 회장이 보유 지분을 매각한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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