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트랜드] 스위스, 비만율 증가로... 비만 치료 산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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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트랜드] 스위스, 비만율 증가로... 비만 치료 산업 부상
  • 이해나 기자
  • 승인 2024.07.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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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만 증가 막기 위한 정책 추진
기업 ...‘비만’을 새로운 시장 다양한 제품 출시

 스위스는 유럽 다른 국가에 비해 비만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나라임에도  비만 인구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자 국가와 기업이 문제 해결에 노력을 보이면서  비만 치료 관련 산업이 부상 하고 있다

27일  KOTRA스위스 신은서 취리히무역관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스위스 연방 통계청(FSO)2017년 발표된 조사에는  성인 인구의 약 11%가 비만이었다. 이는 대략 2017년 기준 칸톤 베른주 인구에 해당하는 약 90만 명에 달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2030년 스위스 비만 인구 비율이 16%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다. WHO는 1997년부터 비만을 만성 질환으로 분류했다.

반면 스위스는 아직까지 비전염성 질환의 위험인자로만 분류하고 있어 비만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수준에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비만이 국가의 건강 보험 시스템에 영향을 끼치고 노동 생산성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이나 제2형 당뇨병 등과 같은 2차 질환을 초래할 수 있어 스위스 정부도 시기적절한 치료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비만 관리에 사용되는 약물은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약물별 HS code는 다른데 이하 내용은 아래 약물 및 HS코드와 관련된 것이다.

WHO는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비만을 정의했다. 이 기준은 성인의 비만 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표준이다. BMI지수 30㎏/m² 이상이면 비만으로 정의한다.

 WHO는 비만을 정도에 따라 다시 3단계로 세분화했다. 3단계 비만은 고도 비만 또는 중증 비만으로 표시하며, 해당 지수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고 있다. 

 비만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사람마다 원인이 다르다는 특징이 있어 특정한 이유를 선정하기는 힘들지만,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유전, 기름지고 단 음식 과다 섭취를 통한 영양분 공급 과잉, 도시화 및 자동화에 따른 운동량 저하 등이 꼽힌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 질환, 신장염 등과 같은 2차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에 심해지기 전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소아 비만의 경우 어린 나이에 치료 시기를 놓칠 시 관절 문제 및 수면 질환, 고혈압 등 다양한 동반 질환을 유발한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특히 소아 비만을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스위스 비만 인구 2030년  20세 이상  남성  39%, 여성의 27%  전망 

스위스 연방공중보건국(BAG)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스위스 성인의 약 43%가 과체중이고 12%가 비만이다. 남성의 경우 과체중이 39%, 비만이 13%이며 여성의 경우 과체중이 23%, 비만이 11%다. 

이를 통해 남성이 비만에 더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세계비만연맹(WOF)의 '세계비만지도 2023' 보고서는 2030년까지 20세 이상 스위스 남성의 약 39%, 여성의 27%가 비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많은 스위스 국민이 높은 의료비용과 건강보험료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WOF의 전망과 같이 비만 인구가 증가한다면 국민들의 고통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2024년 3월의 연방 공중 연방공중보건청(Federal Office of Public Health)의 대외홍보 담당자 가브리엘라 자코메티(Gabriela Giacometti)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비만 및 당뇨 치료제에 1억 스위스 프랑이 추가적으로 지출될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는 기본 건강보험료 인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비만 인구 전체가 비만치료제를 복용할 경우 의약품 보험청구액은 연간 20억 스위스 프랑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이 비용이 보험료 인상으로 전가되면 4인가족 기준으로 보험료는 연간 900스위스 프랑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젤대학교의 보건경제센터(BCHE)의 스테판 마이어(Stefan Meyer) 박사가 발표한 비만과 의료비 지출의 상관관계 연구에 의하면, BMI지수가 30이 넘는 인구 증가 시 연간 의료 비용은 11.5%가 증가한다.

또한 BMI지수 30이었던 사람이 정상 체중(BMI 25 미만)으로 회복될 경우, 의료비용이 약 4.7% 감소할 수 있다. 비만 자체의 비용이 개인에게만 부담된다면 사회 경제적인 여파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스위스의 의료비는 주로 의무 건강 보험과 정부 보조금(세금)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 따라서 비만으로 인한 의료비용이 증가되면 사회적 보험체계를 통해 결국 국민은 더 높은 의료비를 부담해야할 것이다.

한편 스위스 연방의회는 2024년 4인가족 기준 월 평균 보험료가 359.5스위스 프랑으로, 작년 대비 8.7% 상승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이와 같이 보험료가 상승한 이유로는 의사를 찾는 환자 수 증가, 더 비싼 약품 구매 등을 꼽았다.

 2023년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가 2만32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위스는 실제 비만 인구보다 훨씬 많은 19%의 사람들이 비만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도 발 벗고 나선 비만 치료....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 처방  

 과거에는 비만이 주로 생활습관이나 개인의 선택과 관련된 문제로 간주됐다. 그러나 1997년 WHO가 비만을 만성 질환으로 정의한 후, 스위스에서도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는 움직임이 강화됐다. 이후 이에 관한 다양한 협회가 생겨났다. 

스위스 비만 협회가 대표적이다. 이 협회는 이미 비만으로 낙인 찍혀 고통을 겪고 사람들을 대상으로 심리 치료를 제공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후 스위스 비만 및 대사질환 연구협회가 창설됐는데, 이는 비만 치료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촉진하고 전문가 간의 협력 증진을 도모하는 기관이다. 한 예로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의 세마글루타이드 처방 프로세스의 우선 순위를 권장하기도 했다.

 정부 역시 비만을 더 이상 개인적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보건시스템과 예방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위스 연방 공중 연방공중보건청(FOPH)은 비만 진료 지침서를 배포하고 있다.

해당 지침서는 누구나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다. 의사의 입장에서 비만 환자와 신뢰를 구축하는 방법부터 상세한 진단 방법, 치료 방법(처방전 양식, 자체 관리 등)이 나와 있다. 이에 따라 의사와 의료 전문가들이 비만을 병으로 인식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당뇨 치료제로 체중 감량.... 올리스타트와 리라글루타이드  

비만 증가와 함께 관심받고 있는 의약품은 증상 완화에 효과적인 당뇨병 치료제이다. 스위스 언론사 스위스인포(Swissinfo)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에서 주로 사용되는 체중 감량 약물은 올리스타트와 리라글루타이드다. 

두 약물은 당뇨병 치료에도 사용되는 약물이다. 공통분모가 많은 비만과 당뇨 치료제의 특징 상, 비만 관리를 목적으로 개발된 약이지만 당뇨병 관리에 도움을 주거나, 당뇨병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약품들이 비만을 치료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리라글루타이드는 비만 치료제 삭센다의 주성분으로 잘 알려져있다. 

2022년 스위스 의약품규제 기관인 스위스메딕(Swissmedic)은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tk)의 오젬픽(Ozempic)을 당료병 치료제로 승인했다. 하지만 오젬픽은 스위스 내에서 '체중 감량을 위한 마법의 알약'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일으키고 있다. 스태티스타 조사에 따르면, 스위스 내 항당뇨성 치료제 점유율에서 오젬픽(Ozempic)이 11%를 차지한다. 스위스 현지에서 오젬픽 처방은 성인 당뇨병 환자에게만 승인돼 의사가 처방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틱톡 및 각종 인플루언서의 소문을 통해 오젬픽의 수요가 급증하자, 노보 노디스크는 곧바로 위고비(Wegovy)라는 체중 감량 전문 약물을 만들었다. 위고비는 2022년 스위스메딕의 승인을 받았다. 위고비는 오젬픽에 비해 세마글루타이드 함량이 더 높고, 복용량도 더 많다. 세미글루타이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억제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 'GLP-1 유사체' 역할을 해 비만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성분이다. 위고비는 현재 스위스에서 상용화돼 있다. 

이런 약물들은 점차 비만과 당뇨의 경계를 넘어 ‘슬리밍’ 목적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스위스 언론 20미누텐(20minuten)이 시민 26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서 1350명이 비만치료를 시도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스위스 담당자는 "현재 스위스 내 비만 치료제의 수급에 있어서 공급병목 현상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제품이 인기를 이끌자 스위스메딕은 인증되지 않은 온·오프라인으로 불법 유통되는 의약품을 주의할 것을 경고했다. 진위를 알 수 없는 곳에서 해당 의약품을 조달하거나 비슷한 의약품을 위조해 판매하는 경우까지 증가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혈액 내의 포도당 농도를 측정해 건강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혈당 측정기 역시 스위스에서 체중 감량을 위한 도구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제품은 당초 당뇨 환자들을 타깃으로 제작됐지만 체중 감량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CGM(Continous Glucose Monitoring) 시스템 기능을 보유한 혈당 측정기가 가장 인기가 높다. CGM 시스템은 전통적인 혈당 측정기와 달리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지속적인 데이터를 제공한다. 팔이나 복부에 부착하는 작은 센서를 통해 2~3주간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큐첵(Accu Check)의 스마트가이드(SmartGuide)로 알려진 CGM 시스템은 인공지능(AI를)을 사용해 실시간으로 혈당을 모니터링할 뿐 아니라 예측 기능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사전 조치를 취할 수 있어 저혈당을 예방하고 당뇨병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와 같은 본래 목적과 달리 혈당 측정기를 활용한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이 떠오르고 있다. 당뇨병을 앓지 않고, 비만이 아닌 사람도 체중관리를 목적으로 혈당 측정기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사용한 모습을 SNS에 올리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이들은 어떤 음식이 자신의 혈당 수치를 올리는지 확인하거나 어떤 운동이 혈당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확인했다.

 스위스 언론사는 4764명을 대상으로 혈당 측정기 사용에 대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14%는 당뇨로 인해 이미 활용 중이었고, 24%는 더 건강하게 음식을 섭취하기 위해 사용 희망한다고 밝혔으며, 19%는 CGM 시스템 기반의 혈당 측정기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 과반수(57%)의 응답자가 혈당 측정기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또한 스태티스타 조사에 따르면, 스위스 내에서 혈당 측정기 점유율은 아큐첵(35%), 부이어(Beurer·31%), CVS 헬스(CVSHealth·22%), 프리스타일(Freestyle·6%), 아조(Azo·4%) 순이었다. 이를 통해 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다양한 기업이 경쟁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점유율 1위 회사인 아큐첵의 혈당 측정기 스마트가이드에는 CGM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식품 기업의 비만 치료제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

 대표적인 스위스 글로벌 기업인 네슬레(Nestle)는 비만 인구의 증가와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인구의 증가, 헬스 트렌드 확산세, 위고비와 같은 비만치료제의 주성분인 GLP-1이 포함된 약물 품절대란 등에서 착안해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바이탈 퍼슈트(Vital Pursuit)라는 새로운 식품라인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GLP-1약물 복용자와 체중을 관리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균형 잡힌 식단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브랜드는 GLP-1 사용자의 감소한 식욕에 맞게 1회 식사가 나뉘어 있다. 권장 소매가는 4.99달러로 통곡물이나 파스타, 샌드위치, 피자와 같은 제품을 냉동 제품으로 판매하며 2024년 4분기까지 미국 시장에서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시사점

2021년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당뇨병 환자 1명당 가장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는 국가로 스위스였다. 이는 사람들의 질병 치료에 대한 의지, 높은 소득 수준, 고가의 의료비 부담능력 등을 방증하는 것이라 판단된다. 다른 유럽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스위스의 비만 인구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 및 헬스케어 부문에서 두각을 보이는 스위스를 테스트 베드로 활용해 비만치료 시장 진출에 성공한다면 유럽 내 다른 국가로 진출할 가능성을 확대할 수 있다. 또한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신규 개발에 힘쓰고 있어 노바티스(Novartis), 로슈(Roche) 등 글로벌 제약사와 네트워킹이 용이한 스위스 시장을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하는 것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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